에쓰오일(S-Oil)이 2분기 주춤했던 정유 사업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기간 대규모 정기보수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2분기 어려움을 딛고 하반기에 반등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정제마진이 회복세에 들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여름 휴가철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고 있어 휘발유와 항공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믿었던 정유 부진, 석유화학 성장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매출 7조8196억원, 영업이익 364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7%, 97.9%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도 224억원으로 작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성적 부진의 원인으로 주력인 정유사업 적자 전환이 지목된다. 정유사업은 2분기 영업손실 29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29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수익성이 급감했다.
안정우 에쓰오일 IR팀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2분기 대규모 정기보수와 정제마진 감소,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로 정유 부문이 적자 전환했다"며 "정기 보수와 재고 손차익에 따른 손실은 각각 2556억원, 675억원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윤활유 사업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윤활유 사업은 올해 2분기 작년 같은 기간대비 4.7% 줄어든 24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 하락은 평균 정제 마진이 전 분기보다 크게 하락해 정유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탓"이라며 "여기에 더해 재고 관련 손실까지 발생하면서 정유 사업에 타격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석유화학 부문은 수익성이 증가했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사업은 2분기 8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5.6% 증가한 수준이다. 역내 생산 설비의 정기보수가 집중되면서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에쓰오일에 파라자일렌(PX)와 벤젠(BZ) 수요가 몰린 덕분이다.
"정제마진 회복, 여름 성수기 진입으로 반등"
에쓰오일은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여름 휴가철 대규모 이동에 따른 휘발유·항공유 수요 급증이 예상돼서다.
안 팀장은 "올해는 작년 말 중국 이동정지 조치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여름 성수기로, 여행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아시아 정제마진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도 평년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의 휘발유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전세계 휘발유 수요 증가분의 80% 이상이 중국과 미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던 정제마진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보통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4~5달러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업계에선 정제마진이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4달러 수준을 오르내리던 정제마진은 지난 7월 셋째 주 기준 6.8달러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21일 기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7.97달러로 지난해를 제외한 기간의 호황기 수준으로 진입했다"며 "특히 휘발유·등유·경유·항공유의 정제마진은 각 20~22달러 수준으로 과거 평균 12~13달러는 대폭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도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올해 2분기 업황은 비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됐다"며 "최근 중국과 인도, 동남아 주요 국가 모두 견조한 수요를 기록 중으로, 정제마진은 올해 2분기 저점을 지나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