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이 연저점을 경신했다. 수급 균형을 맞추지 못한 여파다. 운임이 빠지고 있는 건 항공화물운임도 마찬가지다. 고운임으로 고수익을 냈던 해운업계와 항공업계는 운임 특수가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운임이 정상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3년5개월 만에 최저…손익분기점 맞추기 돌입
11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886.85를 기록했다. 보름 만에 24.87이나 떨어진 수치다. SCFI가 900선을 하회한 건 2020년 5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미주항로 SCFI는 4주 연속, 유럽항로의 경우 9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운임지수가 약세를 보이자 업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운임지수가 곤두박질친 건 공급이 대폭 늘어나서다. 코로나 팬데믹때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인 해운사들은 당시 대형 선박을 연달아 발주했다. 이 선박들이 최근 운항에 투입되고 있는 건데 물량 변동은 미미하다 보니 운임지수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최근 5일 이상 유휴 상태인 선박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운임지수는 4분기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특수가 끝나고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SCFI는 평균 700~800선에 머물렀다. SCFI는 이번 4분기 800 박스권을 형성하다 내년 초 800~900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운업계 손익분기점은 SCFI 기준 900~1000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이달부터 전 항로에 걸쳐 공급을 조절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운임 2년 만에 반토막지난달 홍콩~북미 항공화물운임지수는 kg당 4.9달러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소폭의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해당 구간 운임지수는 2021년 9월 kg당 9.74달러에 이어 지난해 9월 7.9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항공화물운임지수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도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확대하면서 여객기 하단의 화물 수송 공간인 밸리카고 공급이 늘었다"면서 "공급 강세 추세로 최고점을 찍었던 화물운임이 예전으로 정상화되어 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운 및 항공업계는 운임지수 약세에도 태연한 분위기다. 해운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재무 상태를 안정적으로 해뒀다. 때문에 흑자를 달성하는 덴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항공업계의 경우 본업인 여객이 순항하면서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적항공사 여객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84%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객 수가 2019년 규모를 뛰어넘으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3분기 여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복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객 사업 부문은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수요 집중이 예상되는 노선은 전략적으로 공급을 늘려 수익 극대화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