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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시장 확대'…중국 2위 스마트폰사에 D램 공급

  • 2023.11.13(월) 16:45

중국 비보,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7.8% 차지해
현존 최고속 D램 LPDDR5T, 비보 스마트폰 탑재

LPDDR5T./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최고속 모바일용 D램인 'LPDDR5T'를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가장 먼저 탑재된 스마트폰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X100'과 'X100 프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급을 시작으로 모바일 D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중국 2위 비보 최신폰에 탑재

SK하이닉스는 13일 LPDDR5T 단품 칩들을 결합해 만든 16GB(기가바이트) 패키지 제품을 비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비보도 X100과 X100 프로에 SK하이닉스의 최신 메모리 패키지를 탑재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비보는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7.8% 점유율을 차지한 2위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오포와 샤오미에 이어 점유율 4%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LPDDR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규격이다. 저전압 동작 특성을 특성으로 해 규격명에 LP(저전력)가 붙는다. 최신 규격은 LPDDR 7세대(5X)로 1-2-3-4-4X-5-5X 순으로 개발됐다.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 최초 개발한 버전으로, 8세대 LPDDR6가 업계에 공식 출시되기 전 7세대인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회사는 규격명인 LPDDR5 뒤에 '터보(Turbo)'를 붙여 제품명을 자체 명명했다. LPDDR5T는 LPDDR5X 대비 13% 빨라진 초당 9.6Gb(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LPDDR5T 16GB 패키지는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정한 최저 전압 기준 범위인 1.01~1.12V(볼트)에서 작동한다. 이 패키지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77GB로, 이는 FHD(Full-HD)급 영화 15편을 1초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LPDDR5T 개발 직후부터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을 비롯한 글로벌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업들과 성능 검증을 진행하며 제품 상용화를 준비해 왔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을 말한다. 이번에 출시된 비보의 X100과 X100 프로에는 LPDDR5T와 함께 대만 미디어텍의 최상위 모바일 AP 제품인 '디멘시티 9300’이 탑재됐다.

앞서 지난 8월 SK하이닉스는 LPDDR5T를 미디어텍의 모바일 AP에 적용해 진행한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LPDDR5T와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모바일 플랫폼이 결합된 스마트폰에서 두 제품 모두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퀄컴과 미디어텍을 비롯해 주요 모바일 AP 기업들로부터 성능 검증을 마친 만큼, 앞으로 LPDDR5T가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는 범위는 급속히 넓어질 것"이라며 "당사는 앞으로 이 제품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모바일 D램의 세대교체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비보가 13일 공개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X100./사진=비보

AI 중심 '모바일'…반도체 살릴까

특히 최근 스마트폰이 AI(인공지능) 시대의 주요 기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은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구현되는 필수 기기로 부상했다"며 "모바일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모바일 D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올해 하반기 주요 모바일 고객들의 신제품 출시 효과와 플래그십 제품 비중이 증가해 고용량·고성능 LPDDR5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에서도 AI 기능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16GB 이상의 D램과 512GB 이상의 낸드 채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경쟁 우위를 지닌 제품의 안정적 생산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LPDDR5를 비롯해 HBM과 DDR5 등 고부가 주력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CAPEX)로 10조원가량을 편성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올해 설비투자 추정치보다 3조~4조원 많아진 수준이다.

박 부사장은 "시장 수요를 잘 맞춰가는 한편, AI 메모리에서 확보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D램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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