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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스전의 변신'…SK E&S, 친환경 사업 속도 낸다

  • 2023.11.22(수) 15:32

바유운단 가스전 재활용 위해 동티모르 정부와 협력
한국-호주-동티모르 잇는 탄소 저장 허브 구축

/그래픽=비즈워치

SK E&S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 전환 프로젝트가 순항 중이다.

SK E&S는 가동 중단을 앞둔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재활용하기 위해 동티모르 정부와 협력하기로 했다. 또 최근 호주 정부가 이산화탄소 반출을 위한 법안을 비준하면서 SK E&S가 추진 중인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젝트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폐가스전, 친환경 프로젝트 중심으로

SK E&S는 바유운단(Bayu-Undan)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저장소 전환을 위해 동티모르 석유·광물자원부와 상호 협력 파트너십(MCP·Mutual Cooperation Partnership)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양측 서명권자인 프란시스코 다 코스타 몬테이로(Francisco Da Costa Monteiro) 동티모르 석유·광물자원부 장관과 김일영 SK E&S업스트림본부장을 비롯해 구알디노 도 카르모 다 실바(Gualdino do Carmo da Silva) 동티모르 석유청장, 홍진엄 주동티모르 대한민국 대사관 참사관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7일(현지시간) 프란시스코 다 코스타 몬테이로 동티모르 석유·광물자원부 장관(왼쪽)과 김일영 SK E&S 업스트림본부장이 상호 협력 파트너십(Mutual Cooperation Partnership, MCP)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SK E&S

SK E&S는 지난해 3월부터 폐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고로 재활용하기 위한 CCS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가스전을 CCS 플랜트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CCS 프로젝트의 첫 대상으로 낙점된 것이 바로 바유운단 가스전이다. 바유운단 가스전은 최근 상업화가 어려울 만큼 가동률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에서 SK E&S와 동티모르 석유부는 바유운단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전환하는 글로벌 CCS프로젝트에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SK E&S는 바유운단 가스전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CCS로 전환하는 방안을 동티모르 석유부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CCS는 천연가스나 석유·석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한 후 압축 과정을 거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천연가스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를 비롯해 블루수소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도 대부분 포집할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수단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이미 유럽과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CCS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동티모르 정부는 수명이 다한 가스전을 CCS로 전환하는 사업을 주요 국정 과제로 선정해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 중이다. CCS사업을 위한 저장소가 부족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상 고갈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재활용해 제공할 경우 가스전 생산 종료 후에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양측은 원활한 이산화탄소 수출입을 위한 인·허가 등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방안을 수립하고, 동티모르 내 추가적인 CCS 사업 확장 기회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동티모르 정부는 바유운단 고갈가스전의 CCS 전환을 위해 내년 중으로 관련 법령을 마련하고, 향후 SK E&S의 보령 블루수소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자국으로 이송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호주-동티모르 잇는 'CCS 허브' 

SK E&S는 바유운단 가스전을 CCS 사업의 허브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호주 북서부 해상에서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호주 다윈항 근처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에서 포집한 뒤 바유운단 가스전으로 운반해 저장할 계획이다. 

SK E&S CCS 프로젝트 개요 / 자료=SK E&S

최근 호주 정부가 이산화탄소 스트림(제철소나 발전소 등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국가 간 이송을 가능하게 하는 런던의정서 개정안을 비준하면서 SK E&S의 CCS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 E&S의 CCS 사업 추진을 위해선 호주 밖으로 CO2를 반출해야 했기 때문에 호주 런던의정서 개정안 통과가 필수였다.

SK E&S는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인 충남 보령 블루수소 생산설비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도 바유운단 CCS에 영구 저장할 계획이다. 보령 블루수소 공장은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총 3조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블루수소 생산설비로, 연 25만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구축을 추진 중인 '보령 블루수소 생산기지' 조감도 / 사진=SK E&S

블루수소는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에서 수소만을 추출해 얻는다. 보령 블루수소 공장에선 연간 약 2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E&S는 보령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바유운단 가스전으로 운반해 저장할 계획이다.

바유운단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저장 용량은 연간 1000만톤 수준이다. 보령과 바로사 가스전에서 배출될 이산화탄소의 양은 각 200만톤 수준으로, 바유운단 가스전은 이를 모두 포집해 저장하고도 남는다.

바유운단 고갈 가스전은 지하에 이상화탄소 저장공간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E&S는 CCS 수요가 증가할 경우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이산화탄소 처리용량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오세아니아 및 아시아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CCS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일영 SK E&S 업스트림본부장은 "CCS가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산화탄소 저장소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동티모르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바유운단 고갈가스전의 CCS 전환을 적기에 추진하고 나아가 CO2 포집, 이송, 저장 등 CCS 밸류체인 전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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