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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개팅앱이 2조에 인수한 이 회사, 알고보니 AI가 핵심

  • 2024.02.12(월) 10:00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하이퍼커넥트 AI 리더들 인터뷰
"AI 기술로 글로벌 시장서 성장"

2014년 설립된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는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으로 유명하다. 대표 서비스인 '아자르'는 외국인 이용자 비중이 99%에 달한다. 230개국 21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회사 무브패스트컴퍼니를 통해선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하쿠나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은 400명 안팎인데 절반이 엔지니어로 구성됐을 만큼 기술력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2021년 글로벌 소개팅 앱 '틴더'를 운영하는 매치그룹에 약 2조원에 인수됐다는 사실 하나로도 설명할 수 있다. 하이퍼커넥트의 고속성장의 비결도 기술이다. '웹 RTC'를 최초로 모바일에 상용화해 국가나 통신망, 단말기 사양 등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의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하는 기술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특히 하이퍼커넥트는 설립 초기부터 AI 조직을 꾸려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제품 서비스에 적용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 AI 조직은 △Trust & Safety(신뢰&안전) AI △Generative(생성형) AI △Recommendation(추천) 등 3개의 'AI랩 스쿼드'와 ML(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 팀으로 구성돼있다. 세계적 학회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저력도 갖췄다. 한마디로 AI를 통한 대전환 곧, 'AX'가 조직에 체화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생성형 AI 스쿼드 소속인 김범수 리더와 ML 애플리케이션 팀 소속인 염기훈 리더를 서울 아셈타워에서 만나 AI 기술 개발 현황과 사업 방향성 등을 물었다.

김범수 생성형 AI 스쿼드 소속 팀 리더(왼쪽)와 염기훈 ML 애플리케이션 팀 소속 팀 리더(오른쪽)가 비즈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사업 초기부터 AI로 서비스 고도화

염기훈 리더가 2016년 하이퍼커넥트에 합류할 당시만 해도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곳은 극히 드물었다. AI를 실제 사업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기업은 더욱 찾기 어려웠다. 게임사 개발자로 있던 그가 하이퍼커넥트로 이직해 8년 넘게 몸담고 있는 이유다.

염 리더는 "하이퍼커넥트는 2016년부터 AI 조직을 설립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AI도 활용하는 등 두가지 모두를 갖춘 회사는 현재도 많지 않다"며 "회사 초창기부터 영상과 이미지 처리 기술이 중요했기에 그동안 축적한 AI 관련 기술 역량도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하이퍼커넥트의 경우 글로벌 단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막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까닭에 AI 기술 개발에 쓸 수 있는 자원(데이터)이 풍부하다. 이른바 '기술적 해자'를 확보했다는 얘기다. 염 리더는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선하는 AI 모델 종류만 50개가 넘는다"며 "이런 모델은 개별적으로 관리되는 게 아니라 융복합적으로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김범수 리더는 2019년 하이퍼커넥트에 합류했다. 하이퍼커넥트가 세계적 학회에 발표한 논문, 수상 경력을 보면서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란 판단을 했다고 한다. 그는 "합류해보니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인재 밀도를 갖추고 있어 저도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 사내에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관련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염 리더는 "AI 데이터 데이라는 행사를 통해 기술 노하우, 경험, 조언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며 "작년 5월부터는 매치그룹 전체로 행사가 확대됐는데, 하이퍼커넥트 주도로 AI 분야를 집중적으로 토론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사내 스터디도 적극 장려되고, 자발적 세미나도 수시로 열린다. 연구한 기술을 서비스에 직접 적용하면서 AI 관련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다는 게 두 리더의 설명이다. 

이같은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실제 하이퍼커넥트는 현재까지 'CVPR'(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회), 'EMNLP'(자연어처리 국제 학회)를 비롯한 국제 학회에서 논문 15편을 발표하고, 50개 이상의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상용화하는 성과를 이뤘다. 틴더, 힌지 등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매치그룹과 기술 협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AI 기술 개발만?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이퍼커넥트에서 AI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한 구체적 사례는 아자르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간 연결에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했는데, 머신러닝을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예를 들면 초기에는 같은 언어를 쓰면 10점, 같은 국가면 10점을 더 추가하는 식으로 점수를 일일이 부여해 매칭이 이뤄졌다.

이를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로 높은 만족도를 보일 수 있는 특정 컨디션의 사용자들이 연결되는 방향으로 빠르고 정교하게 개선했다는 것이다. 염 리더는 "수년간 작업하고 AB 테스트도 거쳐 추천 시스템을 개선했고, 이용자 경험도 향상됐다"며 "이같은 성과는 매치그룹 주주서한에 공개될 정도로 좋았다"고 했다. 주주서한에 소개됐다는 얘기는 매출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의미다.

1년여 전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 기술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하이퍼커넥트도 다양한 실험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리더는 "챗GPT 등장 이후로 기술 퀄리티가 계속 발전하면서, 기존 서비스에는 없던 재미있는 가치를 사용자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계속 탐구하고 있다"고 했다.

김 리더는 페르소나(인격)가 있는 챗봇 인플루언서 '하슬아'를 개발하고 '나만의 작은 아이돌'이란 게임도 출시한 바 있다.

그는 "챗봇을 개발한 건 사람들과 몰입감 있게 대화하는 기술이 있으면 서비스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런 가설을 빠르게 검증하기 위해 몇 주 만에 만들어 론칭했는데, 트위치 유명 스트리머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AI 기술 자체에만 갇혀있지 않는 것도 하이퍼커넥트 AI 조직의 특징이다. 회사 상품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퍼커넥트는 매치그룹에 인수된 이후 자체 서비스뿐 아니라 40곳에 달하는 다양한 계열 회사 서비스를 개선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체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직접 개발해야 쓸모가 있다는 방침도 있다.

AI를 체화한 회사인 만큼 의사결정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명하게 이뤄지는 구조다. 직급과 상관없이 모든 임직원은 의견을 낼 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서비스 적용 단계에선 AB 테스트와 같은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이 이뤄진다고 한다.김 리더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데이터나 AI 기술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쉽게 동작하진 않는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검토를 충분히 하고 추론과 목표, 테스트를 잘 설정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현재 하이퍼커넥트는 내부 AI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AI 분야 개발자 경력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두 리더는 "기술과 시스템이 성숙됐고 실력 있는 인재 밀도가 높은 곳에서 많은 글로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기초가 탄탄하고,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책을 찾아 비즈니스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분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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