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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SK '배터리 일병 구하기' 대작전 향한 엇갈린 시선

  • 2024.04.15(월) 06:50

SK온, 1Q 2천~4천억원대 손실 예상
SK엔무브 합병 후 IPO 가능성 '솔솔'
"시기상조" vs "더 늦으면 존폐위기"

SK온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신통치 않은 업황 탓에 SK온이 올해 1분기 수천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는 이 기간 SK온 영업손실 규모로 2000억원대에서 최대 4000억원대 안팎을 예상합니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한 뒤 매해 조단위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지속되는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도 하락했습니다. 

이에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SK온 회생을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량 자회사인 SK엔무브와 합병 후 기업공개(IPO)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해당 방안에 대한 갑론을박도 치열합니다. 배터리 업황이 향후 수년간 침체기에 접어들 것을 고려했을 때 "SK온 투자금 마련을 위해 IPO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과 "업황 침체 시기에 IPO는 시기상조이며 각사 주요 사업이 'SK온-배터리', 'SK엔무브-윤활유'로 나뉘는 상황이라 사업 간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모회사 SK이노 재무 부담도 가중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변화./그래픽=비즈워치

SK온이 올 1분기에도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SK온은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집계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해당 기간 SK온은 마이너스(-) 7%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 및 기아 EV6의 판매량 부진 영향이 컸습니다. 점유율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주저앉았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SDI가 48% 급성장, 지난 2020년 이후 4년여만 순위가 역전됐습니다. 

SK이노베이션 SK온 부채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증권가 전망도 부정적입니다. 올해 1분기 최대 40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SK온은 출범 후 단 한 차례도 분기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죠. 안타깝지만 이러한 침체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 및 실물 경기 부진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에 SK온 재무현황에도 노란불이 켜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SK온 부채총액은 21조7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는데요. 이러한 와중에도 국내 및 북미지역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 입장선 부담이 커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 국제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당시 'SK온 부채 급증'이 SK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SK온 'IPO 시점'에 쏠린 눈 

이러한 상황 속 SK그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의장 등은 SK온 및 SK이노베이션 공생을 위한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 안팎선 SK온을 SK엔무브와 우선 합병해 투자금을 선확보한 후 IPO 시점을 당길 것이란 풍문도 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완전 부정이 아니란 점에서 실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중론이 업계에 형성된 상황입니다. 

일단 'SK온-SK엔무브 간 합병 시너지는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엔 다수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SK온은 배터리, SK엔무브는 윤활유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요. 두 회사의 주요 사업의 결이 다르다 보니 합병을 하더라도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입니다. 

다만 SK온의 IPO 시점을 놓곤 의견이 엇갈립니다. 우선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배터리 업황이 둔화되고 있는데, 시너지가 제한적인 합병을 통해 IPO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섣부른 IPO를 통해 오히려 기업 가치가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당초 SK온은 이르면 2025년을 IPO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배터리 업황이 숨 고르기 시즌에 접어들었는데 이 상태에서 진행될 IPO 작업 자체가 좋은 시나리오는 아닌 것 같다"며 "몸을 움츠리고 연구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연구개발 등 투자금 마련을 위해 IPO 시점을 보다 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업황 침체로 SK온 흑자전환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 비용 마련이 최대 과제라는 얘기입니다. 만일 적기에 투자를 이어가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존폐위기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업황이 언제 반등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SK온은 가능한 한 빨리 자금 확보를 하고 전쟁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기업 가치를 더 높게 받기 위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교수는 "SK엔무브와의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상장 후 다시 분할 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 내에서 합병 등 재원 확대를 통해 IPO를 서두른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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