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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시설투자 나선 K배터리…R&D 투자엔 '노란불'

  • 2024.04.05(금) 07:30

작년 배터리 3사 24조 투자…CAPEX 전년대비 70% 급증
매출대비 R&D 비중은 감소세…질적 성장 필요성 대두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설비투자(유형자산취득·CAPEX) 집행 규모가 역대급을 경신했다. 해당 기간 3사의 CAPEX는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불구,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투자에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연구개발에는 비교적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3사의 연구개발 투자비용은 전년 대비 13% 늘었으나, 매출 대비 비중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3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평균 3.4%로 전년 대비 0.5%포인트(P) 줄었다.

글로벌 공장 신·증설에 역대급 CAPEX

배터리 3사 설비투자 규모./그래픽=비즈워치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사의 CAPEX 규모는 총 23조7598억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 9조9230억원, SK온 9조7886억원, 삼성SDI 4조482억원 등이다.

특히 SK온이 전년 대비 2배에 달하는 CAPEX를 집행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증설함에 따른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그룹과 신규 합작법인 및 애리조나 단독공장 건설에 나서며 시설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60%가량 늘렸다.

3사 중 CAPEX에 가장 보수적인 기조를 보여온 삼성SDI도 통 큰 투자 결단을 내렸다. 그간 삼성SDI는 영업활동으로 거둔 현금 내에서 설비투자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들어선 CAPEX 규모가 EBITDA를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삼성SDI의 EBITDA 및 CAPEX 추이는 △2021년 EBITDA 2조3201억원·CAPEX 2조2547억원 △2022년 EBITDA 3조2701억원·CAPEX 2조8088억원 △2023년 EBITDA 3조3613억원·CAPEX 4조482억원 등이다. 전년 대비 CAPEX 상승률도 2022년 24.6%에서 지난해 44.1%로 크게 늘었다.

'초격차' 잇기 위한 골든타임 지났나

배터리 3사 연구개발 투자 규모./그래픽=비즈워치

같은 기간 3사는 연구개발 투자에 총 2조4743억원을 투입했다. 절대액으로는 2조1869억원을 집행했던 전년 대비 13.1% 상승했으나, 매출액 대비 비중을 살폈을 땐 줄어든 규모다. 

매출 대비 비중은 3사 모두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3.4%에서 3.1%로, SK온은 3.1%에서 2.3%로 줄었다. 그나마 삼성SDI가 5%대를 유지했지만 전년비 감소 추세는 마찬가지였다. 

일각에선 "연구개발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3사의 연구개발 비용을 합친 규모는 중국 CATL(183억6000만 위안·약 3조4000억원) 한 곳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CATL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4.5%다. 

CATL의 성장세는 시장점유율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CATL의 비중국 시장점유율은 27.5%로 전년 대비 4.7%p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 27.8%와 불과 0.3%p 차이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CATL은 36.8%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K배터리 3사 점유율이 글로벌 및 비중국 시장 모두에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이에 전문가들은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들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기 위해선 연구개발을 통한 다양한 배터리 라인업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둔화로 배터리 업황이 일시적 정체기를 겪는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연구개발비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실적이 좋았던 2021년부터 연구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어 올해 결과물을 거둬들였어야 한다"며 "안타깝지만 이들이 연구개발 투자에 방점을 찍어야 할 골든타임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라 투자비용의 흐름이 보다 구체화 될 것"이라며 "아울러 정부도 인재 양성 및 인력 유출 등 현안 관련 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변화./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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