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내수 판매가 감소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불안 심리가 가중되면서 자동차 판매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는 하반기 신차 출시로 점유율을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1일 각 사가 발표한 판매 실적에 따르면 5개사 올해 1~6월 내수 판매량은 총 66만959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6월(75만8876대) 합산과 비교하면 11.8%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는 해당 기간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39만6550대에서 34만5704대로 12.8%, GM한국사업장은 1만8984대에서 1만3457대로 29.1%, KG모빌리티는 3만8969대에서 2만3978대로 38.5% 각각 떨어졌다.
기아와 르노코리아는 한 자릿수 감소에 그쳤다. 기아의 경우 29만2103대에서 27만5240대로 5.8%, 르노코리아는 1만2270대에서 1만1213대로 8.6% 줄었다.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때만 해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5개사 중 4개사가 전년보다 판매가 늘어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신차가 쏟아졌고, 지금은 바닥을 치고 있는 전기차 판매도 일정 수준 유지된 덕이었다.
불과 1년 만에 쓴웃음을 짓게 된 건 신차가 부족했던 데다 고금리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정체)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은 선방했다. 같은 기간 GM한국사업장(19만5322대→25만5965대)과 KG모빌리티(2만6176대→3만2587대)는 각각 31%, 24.5% 판매를 늘렸다. 현대차(168만4971대→171만6179대)는 1.9% 증가했다. 기아는 128만1296대에서 127만6707대로 0.4% 감소에 불과하다.
업계는 하반기도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호조였던 수출도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분기별 회복세가 강화됐던 역기저 효과가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둔화되는 추세라는 점 또한 이유로 거론된다.
그나마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신차 출시로 판매 실적을 유지해 보겠다는 청사진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캐스퍼 EV를 출시하고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대해 전기차 판매 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며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