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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여파에도 '벤츠사랑' 지속…전기차 판매는 '뚝'

  • 2024.09.05(목) 15:53

벤츠, 내연기관 판매 업고 전월比 21% ↑
누적 신규등록 1위 BMW, 2위에 벤츠
HEV 선호强…렉서스 등 일본차 강세

그래픽=비즈워치

지난달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충격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의 유별난 벤츠 사랑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8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신규등록 대수는 5286대로 전달(4369대)보다 21% 증가했다. 이는 8월 신규등록 1위 브랜드인 BMW(5880대)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것이다.

테슬라도 제친 E클래스 인기

2024년 8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그래픽=비즈워치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달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벤츠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보고 판매량이 주춤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우려와 달리 선방한 것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HEV) 등 내연기관차가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면서다. 벤츠 E클래스는 8월 2237대가 판매되며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에 이름을 올렸다. 2위인 테슬라 모델Y와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더 많이 팔렸다.

벤츠 준대형 세단의 핵심 모델인 E클래스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로 꼽힌다. 2016년 국내 출시된 구형 E클래스의 경우 20만대가 넘게 팔리면서 수입차 단일 모델 최다 판매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1월에 출시된 11세대 신형 E클래스는 연초에는 선적 문제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으나 이것이 해소됨에 따라 판매량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벤츠의 지난달 전기차 등록대수는 133대로, 전월(269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벤츠의 경쟁 브랜드이자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인 BMW도 화재 사고 여파로 타격을 입었다. BMW의 지난달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월 대비 43.1% 급감한 406대로 집계됐다. 올해 2월 500대를 넘은 이후 4개월 연속 600대 안팎의 판매량을 보이다 7월엔 713대로 뛰었으나 전기차 화재 여파로 판매량이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순수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충격을 받았다. 지난달 모델Y 판매량은 전달 대비 25.1% 줄어든 1215대로 집계됐으며 모델3도 12.7% 줄어든 921대에 머물렀다.

업계는 다음 달 판매량부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판단을 가늠할 본격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공포·경기 침체에 하이브리드행↑

한때 없어서 못 파는 수입차였지만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라는 겹악재에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다.

8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2만2263대로, 7월보다 1.3% 늘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1~8월 누적 등록대수는 16만9892대로 1년 전보다 3% 줄었다.

여기에 지난달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수요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전기차 판매량은 급감한 반면 뛰어난 연비로 경제성이 돋보이는 하이브리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준 연료별 수입차 등록대수는 하이브리드가 1만1041대로, 전체 판매 비중의 절반(49.6%)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월 대비 47.7% 뛴 것이다. 

뒤이어 가솔린이 5480대로 전체의 24.6%를 차지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45% 넘게 점유율이 빠졌다. 이어 전기차가 4115대(18.5%)로 집계됐으며 디젤 925대(4.2%),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702대(3.2%) 순이었다.부활한 일본차

2024년 1~8월 누적 수입차 브랜드별 누적 신규등록 대수.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입차 브랜드별 누적 신규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BMW가 4만7390대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벤츠가 3만9666대, 테슬라가 2만2268대를 팔아 3위에 올랐으며 볼보는 9841대로 그 뒤를 따랐다.

눈에 띄는 점은 일본차 브랜드의 성장세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8월까지 누적 등록대수 각각 8884대와 5548대를 기록하며 5위와 6위에 나란히 이름이 올랐다. 두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약 9%다.

2018년 수입차 시장 점유율 17.3%를 차지했던 일본차 판매량은 2019년 노재팬을 기점으로 해마다 줄어 2020년 점유율 7.4%, 2021년 7.44%, 2022년 5.99%까지 떨어졌다.

일본차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사그라든 '노재팬(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분위기와 함께 하이브리드차 선호 현상에 힘을 입은 것이란 분석이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비율이 90%를 웃돈다. 이 같은 추세에 렉서스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ES도 8월 베스트셀링차 10위권에 랭크됐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8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브랜드별 등락이 혼재했으나 일부 브랜드의 원활한 물량수급과 신차효과,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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