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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첫 전기차' 벤츠 마이바흐 EQS SUV 타보니

  • 2025.03.13(목) 10:30

[차알못시승기]
작년 7월 출시된 벤츠 마이바흐 첫 전기차
브랜드 정체성 지켜…극강의 하차감 인상적
마이바흐 S클래스 대비 낮은 2억 초반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사진=백유진 기자 byj@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님도 상당히 만족하면서 타는 차예요." 지난 7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시승을 마친 후 벤츠코리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브랜드로, 흔히 '회장님 차'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마이바흐 EQS SUV는 마이바흐의 첫 전기차다. 강력한 주행 성능과 편안한 승차감을 통해 전기차 시대에도 마이바흐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켜내겠다는 포부가 담긴 의미 있는 차다. 서울 청담동에서 경기 양평군까지 약 36km를 벤츠 사장님과 똑같은 자리에서 '일등석' 체험을 한 뒤, 경기 양평군에서 서울 중구까지 약 45km를 직접 운전해 봤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영상=백유진 기자 byj@

회장의 편안함이란 이런 것

"좋은 것은 또한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 마이바흐 EQS SUV는 창립자 칼 마이바흐의 대쪽 같은 미적 철학 아래 만들어진 차다. 차량 전면부 중앙이나 스티어링 휠(운전대) 중앙에 있는 벤츠 엠블럼 외에도, 차량 곳곳에 숨겨진 마이바흐 로고가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운전자가 보기 힘든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에도 마이바흐의 로고가 있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곳곳에 배치된 마이바흐 로고./사진=백유진 기자 byj@

다만 시승차의 첫인상은 다른 마이바흐 모델인 S클래스, GLS에 비해 고급스럽다는 인상보다는 '스포티'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투톤으로 적용된 색상의 영향인가 싶었지만, '차알못(차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생각일 뿐이었다. 투톤 페인트 외장은 마이바흐 모델에만 제공되는 구성이다. 두 가지 색상을 뚜렷한 구분선으로 나누는 작업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2열./사진=백유진 기자 byj@

마이바흐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조수석 뒷자리 상석에 앉아봤다. 아쉽게도 조수석에 동승자가 있어 뒷좌석을 더욱 넓게 이용할 수 있는 쇼퍼 패키지는 느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좌석은 상당히 편안했다.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마이바흐 전용 쿠션을 끌어안고 최대(43.5도)로 좌석을 기울이니, 이 편안함을 1시간밖에 누리지 못한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1열의 내비게이션 화면이 2열 11.6인치 디스플레이, 7인치 태블릿 화면이 연동됐다./영상=백유진 기자 byj@

뒷좌석 정면에 있는 11.6인치 풀H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화면이 연동되는 7인치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태블릿으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마사지다. 통풍과 마사지, 목과 어깨 온열 기능뿐 아니라 종아리 마사지까지 가능하다. 차량에 탑재된 마사지 기능에서 만족감을 느껴본 건 처음이었다. 

공기청정패키지를 가동한 모습./사진=백유진 기자 byj@

대형 헤파필터 공기청정패키지의 성능도 상당했다. 차량 내 퍼진 악취가 5분도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창문 블라인드도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어 편리했다.

전동식 컴포트 도어 작동 모습./영상=백유진 기자 byj@

다만 개인적으로 15개의 스피커로 790와트 출력을 낸다는 부메스터의 음향 시스템은 '마이바흐'라는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좌석별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4D 사운드는 신기했다. 이는 마이바흐 모델에서만 가능한 기능이라고 한다.

4D 사운드로 '회장님'만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운전하고 싶은 마이바흐

앞좌석으로 자리를 옮기니 3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MBUX 하이퍼스크크린이 더 넓은 느낌을 줬다. 가속 페달을 천천히 밟으니 처음 느껴본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전기차임에도 '밟는 맛'이 났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운전대./사진=백유진 기자 byj@

마이바흐 EQS SUV의 배터리 용량은 118kWh(킬로와트시)로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471km다.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 기준으로는 최대 619km다. 실제 이날 45km를 주행했을 때 배터리는 84%에서 74%로, 10%가 소모됐다. 주행가능거리는 438km에서 408km로 30km 줄어드는 데 그쳤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모델에는 컴포트 주행 모드를 대신해 마이바흐 주행 모드가 있다./영상=백유진 기자 byj@

특이한 건 벤츠의 다른 차들과 달리 주행모드에 '마이바흐 주행모드'가 기본 탑재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컴포트 주행 모드 대신이다. 마이바흐 자체가 뒷좌석 승객의 편안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컴포트=마이바흐'임을 강조한 셈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에 적용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영상=백유진 기자 byj@

하지만 마이바흐 EQS SUV에는 마이바흐 모델 중 유일하게 E-액티브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이 없다는 건 다소 아쉽다. E-액티브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은 고속도로 혹은 구불구불한 도로에서의 흔들림과 충격을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마이바흐 EQS SUV는 전고를 최대 25mm 높일 수 있는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다른 마이바흐 모델에 E-액티브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과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모두 적용돼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지점이다. 

실제 운전석과 뒷좌석에 모두 탑승해본 결과 오히려 차량의 흔들림은 뒷좌석에 있을 때보다 운전할 때 덜 느껴졌다. E-액티브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의 부재와 함께 내연기관 대비 무거운 전기차의 특성까지 더해진 탓으로 추정된다.

터널에 진입하자 밝게 빛나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볼만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를 용납할 수 있는 건 가격이다. 마이바흐 EQS SUV는 마이바흐치고 가격대가 낮은 편이다. 마이바흐 S클래스와 마이바흐 GLS는 3억원이 넘는 데 비해 마이바흐 EQS SUV는 2억원 초반대다. '억' 소리 나는 건 매한가지지만 분명한 차이다. 그럼에도 고급 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하차감'까지 느낄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장점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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