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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열풍에 한솔·무림도 웃었다…얼마 벌었나 봤더니

  • 2024.10.21(월) 06:50

노벨상 한강 책 엿새 만에 100만 부 팔려
책 구매 따른 인쇄용지 판매 증가 '이례적'
실적 영향 미미해도 업계 활력 의미 깊어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인쇄용지를 만드는 제지업계 양강인 한솔제지와 무림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강의 책은 빠른 속도로 온·오프라인 서점가를 장악하면서 불과 엿새 만에 누적 기준으로 100만 부가 넘게 팔린 것이다. 통상 제지업계에서는 작품이 50만 부 인쇄될 때마다 약 5억원의 매출 확대 효과를 누린다. 연간 조(兆) 단위의 매출을 내는 한솔과 무림 입장에서는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규모는 아니지만 이번 '한강 신드롬'이 독서 열풍으로 이어져 관련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돈은 안돼도…책 읽기 열풍에 '함박웃음'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난 10일 이후 현재까지 한강 작품 판매 부수는 100만 부를 돌파했다.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 등 전 작품에 걸쳐 고른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 한강 작가의 책이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면서 주목받는 곳은 바로 종이를 생산하는 제지기업들이다. 한강 작가의 책에는 한솔제지와 무림 등에서 만든 '백상지(도서용 고급 인쇄용지)'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베스트셀러 판매 부수 기준인 종이책 단행본 1만 부가 인쇄될 때 백상지는 약 3~6톤이 사용된다. 작품이 50만 부가 출판될 경우 250~300톤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매출로 환산 시 4.5~5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한솔제지의 매출 규모가 2조1941억원, 무림(무림P&P·무림페이퍼 합산)이 2조90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한강 열풍으로 인한 매출 영향은 사실상 크지 않은 셈이다. 

제지업계는 '한강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종이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침체기인 인쇄업계 전반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요인이 아닌 최근처럼 순수하게 책 판매가 늘어나 인쇄용지 매출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종이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추울수록 살아난다…성수기 도래한 제지 빅2

그래픽=비즈워치

인쇄용지 호재와는 별개로 한솔제지와 무림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성수기로 인한 물량 증가 효과와 주요 수출처인 북미에서의 사업 호조 덕분이다.

한솔제지를 비롯한 제지업계는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의 실적 흐름을 보인다. 4분기로 갈수록 교과서, 달력, 다이어리, 쇼핑백 등의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로, 전통적인 성수기로 분류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솔제지가 3분기 매출 5481억원, 영업이익 225억원, 당기순이익 146억원을 거둘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4.7%, 55.8%, 284.2% 늘어난 수준이다. 

오는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지며 매출 6087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4.6% 늘고 영업이익은 242.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2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림의 실적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유일 펄프생산업체 무림P&P가 올해 3분기 매출 2060억원, 영업이익으로 110억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매출은 17%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전망치다. 

아울러 4분기 역시 2130억원의 매출과 13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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