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코로나19 기간에 쌓인 결손금을 모두 털어낸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제주항공에 증자방식으로 수혈한 대주주 AK홀딩스는 배당을 통한 자금 회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오는 12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감액 및 결손금 보전 △자본준비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 등 안건을 논의한다. 자본준비금으로 결손금 모두 털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본총계는 △사업초기 밑천인 자본금 △주식 발행 등으로 쌓인 자본잉여금 △경영성과인 이익이 누적되는 이익잉여금(손실이 쌓이면 결손금)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6월말 기준 제주항공의 자본잉여금은 6336억원,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3722억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전환, 결손금이 쌓였다. 이번에 제주항공이 한쪽 주머니(자본잉여금)에서 다른 쪽 주머니(이익잉여금)로 자본을 옮기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투입한 자금은 총 2872억원으로 집계된다. △2020년 8월 687억6900만원 △2021년 10월 884억500만원 △2022년 11월 1097억7500만원 △2023년 11월 202억600만원 등이다. 제주항공은 대주주의 자금 수혈 덕분에 결손금이 누적된 상황에서도 코로나19를 견딜 수 있었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결손금을 모두 털어낸 뒤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은 2018년 이후 6년째 배당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연말에 제주항공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벨류업'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배당이 포함될 수 있다.
제주항공이 연말에 임시 주총까지 소집해 결손금을 털어낸 것도 내년에 배당을 결정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할 수 있다. 상법상 배당은 순자산(자본)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등을 뺀 한도 내에서 할 수 있다. 영업 부진으로 결손금이 쌓인 경우, 중간배당은 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이 중간배당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자본준비금을 활용해 결손금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 주총"이라며 "배당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