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다시 달구고 있다. 대형 SUV의 약점이었던 연비를 보완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트림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면서다. 내년 대형 SUV 신차가 줄줄이 출시를 예고하며 국내 '아빠 차'의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연비까지 갖춘 대형 SUV에 줄섰다
업계에 따르면 신형 팰리세이드는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 20일 3만3567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 신차 중 역대 세 번째 사전예약 규모다. 인기 비결은 이번에 새로 추가된 하이브리드 트림이다. 계약자 70%는 하이브리드를 골랐다.
팰리세이드는 그간 국내 대형 SUV 시장을 이끌어왔다. 처음 출시된 2018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누적 28만299대가 팔렸다. 이 기간 현대차·기아 SUV 판매(카이즈유데이터 집계) 성적표에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이른바 '거거익선' 경향이 강해지면서다. 여기에 탁 트인 운전석, 안전한 주행감 등으로 '패밀리카'로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연비였다. 차 '체급'보다 연비를 따지는 합리적 소비 경향 탓에 지난 1년간 대형 SUV 인기는 시들했다. 대형 SUV는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2.7% 판매가 줄었다. 대중적인 중형 SUV 신차에 관심이 쏠렸고 신형 팰리세이드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도 적지않았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이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기대치는 더 높다. 그간 약점으로 꼽혀온 연비가 하이브리드 트림으로 보완이 가능해서다.
대형 SUV 시장 더 커진다
내년 대형 SUV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에는 현대차 대형 전기차인 아이오닉9이 국내 출시된다. 아이오닉9은 지난 11월 미국 LA에서 공개된 후 '아빠차로 등극할 신흥강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532km를 달릴 수 있는 넉넉한 주행가능거리와 기아 EV9보다 저렴하게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뒷받침되면서다.
수입 대형 SUV도 경쟁이 뜨겁다. 먼저 도전장을 내민 건 아우디 Q8과 포드 익스플로러다. 현재 수입 대형 SUV 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주도 중인데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두 모델 모두 아우디와 포드의 대형차 라인의 대표 모델이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35년간 미국에서 가장 많은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고정 마니아층이 두텁다. 익스플로러는 최근 국내 출시 후 순조롭게 판매대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볼보 EX90, 폭스바겐 아틀라스 등도 내년 국내 대형 SUV 시장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문콕' 겁나는 대형 SUV
대형 SUV 성장의 걸림돌도 있다.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건 주차칸이다. 새로 구축되는 주차장에서는 주차칸을 길이 5m에 폭 2.5m로 만들고 있지만 대형 SUV가 주차하기엔 여전히 협소하다는 지적이다. 대형 SUV 중에는 전장이 5m, 폭은 2m가 넘어가는 모델이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5~6년 전부터 주차칸을 넓히고 있지만 대형 SUV 차주는 주차 후 하차 시 옆 차와의 '문콕'을 겪게된다"면서 "인프라를 더욱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