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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과거 투자기업 집중투표제 도입 '전무'…주주이익 외면?

  • 2025.01.02(목) 16:34

현 상장사 6곳 중 채택한 곳 없어
잇딴 '상폐'로 개인투자자 손실 초래도
"주주가치 제고는 허울 뿐" 지적 제기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발하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과거 투자기업들에서도 집중투표제 도입을 배제하면서 주주 이익에 뒷전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기업들이 상장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자 손실을 초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2일 MBK 홈페이지와 기존 보도 등에 따르면 MBK의 역대 50여개사 포트폴리오 가운데 과거 국내 증시에서 거래됐거나 현재 상장돼 있는 기업은 △오스템임플란트 △커넥트웨이브 △오렌지라이프 △코웨이 △HK저축은행 △한미캐피탈 등 6곳으로 이 중 MBK가 투자한 시점 이후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회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MBK가 2호 펀드와 인수금융을 활용해 주식 30.9%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한 A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MBK가 지분을 보유한 2013년부터 2019년 초까지 A사 정관에는 제32조(이사의 선임)와 제34조(이사의 보선)를 통해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상법에서 규정하는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나머지 5개 기업들의 정관 역시 이사 선임 과정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조항을 뒀다. 최근 MBK가 집중투표제에 대해 밝힌 입장과 달리 애초 MBK가 집중투표제 도입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헤이홀더'는 최근 "MBK 입장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하자니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게 되고, 반대하자니 자신들이 주장했던 지배구조 개선이 허구라는 사실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MBK가 소수주주 권리 보호를 명문화하거나 추진했던 사례 또한 사실상 전무하다는 평가다. 앞서 거론한 A사 정관에 소수주주 보호 내용이 명시돼 있지만 이는 MBK가 인수하기 이전인 2000년대부터 정관에 삽입돼 있던 조항이다. 나머지 5개 기업들도 소수주주 보호나 권익 강화를 위한 조항이 새롭게 추가된 것은 사례를 거의 찾기 어렵다. 
  
오히려 과거 MBK가 인수한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폐지되면서 소수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6년에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B기업은 2009년 공개매수를 거쳐 자진 상장폐지됐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업체 역시, MBK가 인수한지 5개월 만인 2023년 8월 증시에서 퇴장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C사 역시 MBK가 지분을 모두 확보한 뒤 지난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 가치가 헐값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거세게 반발, 대표적인 소수주주 이익 침해 행태로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TF 주최로 열린 '자발적 상장폐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제도적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해당 기업 C사의 주주연대 대표는 "MBK가 인수한 뒤 주가 누르기에 나서 주가가 1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1만8000원에 공개매수를 실시했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다"며 "소액주주들이 소송에 나서 겨우 공개매수를 막았더니 (MBK는)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결국 회사를 삼켰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MBK가 고려아연 M&A를 추진하며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과거 투자기업 행보는 정반대였다"며 "주주가치제고나 주주친화 정책이라는 명분은 허울 뿐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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