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운명을 가를 임시 주주총회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고려아연 노동조합 측이 기존의 강경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MBK와 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16일 대국민 성명을 내고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핵심기술진들은 함께 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며 "고려아연 노동조합 또한 총파업을 포함해 어떠한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노동조합 측이 MBK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 반대로 내건 근거는 영풍의 경영능력, MBK가 그간 기업을 인수한 이후 근로자들과 갈등을 야기해 기업 가치를 훼손시켰다는 점이다.
노조는 "고려아연은 10년 이상 연속 흑자를 비롯해 지난 10년간 연평균 13%에 달하지만 고려아연을 넘보는 영풍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이익률이 1%밖에 되지 않는다"며 "영풍은 중대재해법으로 전현직 경영진이 구속기소 됐고 폐수 무단 배출로 두달간 조업정지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 MBK는 국내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노조와 큰 갈등을 빚어왔고 특히 홈플러스를 비롯항 수많은 사례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MBK는 앞서 홈플러스, 구ING 생명을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거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후 인력 감축 등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고려아연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투기 자본의 이익 회수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 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노조는 "(고려아연은)대한민국 산업의 공급망을 지켜내고 나아가 주요산업 소재와 이차전지 등 경제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국가기간산업"이라며 "실패한 기업 영풍으로부터 고려아연 임직원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영풍과 MBK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온 고려아연 노조는 임시주총에 임박해 총파업 카드를 재차 강조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노조에는 핵심인 온산제련소 근로자 100%가 가입해 있다. 영풍과 MBK는 그간 고용안정을 약속했지만 노조 저항이 거세지면서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