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캘퍼스(CalPERS)가 고려아연이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캘퍼스는 이사선임안건에서도 고려아연 경영진 측 후보 전원에 반대의사를 표시했고 영풍‧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이사후보 14명 중 4명에 찬성했다.
이러한 캘퍼스의 고려아연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의견 표명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낸 의안분석보고서와 일치한다. ISS 의견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캘퍼스가 공식홈페이지에 공개한 해외대리 투표결정(global proxy voting decisions)자료에 따르면 캘퍼스는 오는 23일 열릴 고려아연 임시주총 주요 안건에 대해 찬반 여부를 표시했다.
캘퍼스는 임시주총 1호 안건인 집중투표제에 반대를 표시했다. 아울러 고려아연 측이 올린 이사후보 7명에 대해서도 반대를 표명했다. 이사 수를 19명으로 제한하고 배당기준일을 바꾸는 정관변경 등에는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캘퍼스는 또 영풍‧MBK가 올린 이사후보 14명 중 4명에는 찬성의사를 던졌다. 캘퍼스가 찬성한 4명의 이사후보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이다.
집중투표제 반대와 영풍‧MBK가 올린 이사후보 4명에만 찬성표를 던진 건 앞서 ISS가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의안분석보고서의 권고내용과 동일하다. 캘퍼스는 지난해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도 핵심 쟁점이었던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하는 등 ISS 의안분석 보고서와 대체로 일치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연기금 특성상 캘퍼스가 정확히 고려아연 지분을 몇 퍼센트, 어떤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지는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 다만 지난해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도 의결권을 행사한 캘퍼스는 이번에 임시주총에서도 의결권을 보유중이며, 이에따라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의견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워치가 고려아연 주주구성을 분석한 결과,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에 적용될 3%룰(주주 1명당 의결권을 최대 3%까지만 사용하는 방식) 감안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34.1%, 영풍‧MBK는 23.2%를 행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한화계열 3사 10.7%, 현대차 5%, 국민연금 5% 등으로 추정된다.
3%룰 적용시 최윤범 회장 측(우호지분 포함)과 영풍·MBK 측, 국민연금을 제외한 소수주주의 지분율은 14%로 추정된다. 여기에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이 12%, 국내 주주가 2% 수준으로 보인다. 캘퍼스 역시 외국계 보유지분에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