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오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찬성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집중투표 도입시 분쟁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주주 설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는 17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의 의결권 방향이 공개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된다면, 소수주주 보호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는 몰각되고, 최윤범 회장 자리 보전 연장의 수단으로만 악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MBK는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 시 1대 주주와 2대 주주간 지배권 분쟁 국면은 장기화될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은 회사는 물론 주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BK와 영풍은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 의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일반 주주들의 설득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수책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의결권 5%를 가진 국민연금이 최윤범 회장에게 유리한 이사선임방식인 집중투표에 찬성하면서, 해당 안건의 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국민연금 수책위는 또 최 회장 측의 안건인 이사수 상한 설정에도 찬성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찬성에도 이 안건은 이미 영풍·MBK가 이미 특별결의 부결 정족수(33%)를 넘어서는 상황이어서 부결이 확실하다.
국민연금 수책위는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선 최 회장 측과 영풍·MBK측 후보 각 3명씩에게 표를 분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의 '키맨'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강성두 ㈜영풍 사장은 찬성 대상에서 제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