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3일 "집중투표제 도입 시 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지난 2일 "집중투표제를 도입해도 고려아연의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이사 선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다.
앞서 최 회장 측 특수관계인인 유미개발은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1주당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각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즉 3명의 이사를 선임한다면 주식 1주당 3개의 의결권을 가진다. 이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 1명에게 몰아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집중투표제는 대주주보다는 소수주주에 유리한 제도란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MBK·영풍 연합은 지난 2일 소수주주가 1명의 이사 선임을 위해 필요한 최소 보유주식수에 대한 공식을 언급하면서, 고려아연의 지분구조상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를 위해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MBK·영풍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구조는 1대·2대주주에게 의결권 지분이 80~90% 집중돼있는 상황"이라며 "집중투표제를 통해 기타 소수주주가 특정이사 후보를 집중투표로 진입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예를들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기존 이사회 19명 중 4명(분리선출 예상 1명 제외)의 임기가 만료된다. 소수주주가 신규 선임 이사 4명 중 1명의 이사를 선임하기 위해서는 최소 20% 이상의 의결권있는 주식이 필요하다. 이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이미 의결권 주식의 86%가 1대·2대주주에 밀집돼 있어 사실상 소수주주를 대변하는 이사를 선임하기 어렵다는 것이 MBK·영풍의 논리다.▷관련기사: 의결권 밀집된 고려아연...MBK "집중투표, 소수주주 위해 작동 불가능"(1월2일)
이에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이 연일 집중투표제 도입을 반대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최대주주가 이익만을 앞세우는 행태를 보이면서 집중투표제를 통한 견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고 소수주주의 영향력이 커지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주주 소수주주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또 "회사 발전을 위해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를 지배주주 한 쪽이 지지할 경우 소수주주 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손쉽게 합류할 수 있어 상호경쟁과 균형을 통한 견제와 캐스팅보트 기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는 MBK·영풍이 내세우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란 명분에도 가장 부합하는 제도"라며 "집중투표제를 통해 소수주주를 비롯한 일반주주가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주주의 입맛대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강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