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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찬성 '고려아연 집중투표제'…이젠 법원 판단에 시선집중

  • 2025.01.19(일) 16:57

가처분 결과 '아직'…내주 상정 여부 최종 판가름
양측 주장 팽팽…법원 "오는 21일 넘기지 않을 것"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에 찬성하면서 이제는 법원의 판단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을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내주 나올 예정으로 법원의 결정이 마지막 허들로 지목된다.

/그래픽=비즈워치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가처분 판단은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판세를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의 경우 여러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 지지를 받았지만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하면 적대적M&A를 막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MBK·영풍 역시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지면 그간 '적대적 M&A' 추진하며 내세웠던 명분을 모두 잃는 데다, 이사회 장악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되면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결정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지난 17일 영풍·MBK가 제기한 '의안상정금지 등 가처분' 첫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과 MBK·영풍 양측으로부터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와 이를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입장을 들은 뒤 심문을 종결했지만, 후속 일정인 선고 기일을 확정 짓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에서 양측 대리인단을 향해 "현재 날짜를 특정하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기록을 최대한 검토하고 21일 넘겨서 결정할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집중투표제 도입 취지와 절차적 적법성 등을 둘러싸고 양측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는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판결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가처분 소송의 핵심 쟁점은 집중투표제와 관련한 상법 문구를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다. 상법에선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대해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고려아연은 일반적인 주주제안 요건에 따라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이 이뤄졌고, 이미 판례상으로도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한 안건 상정이 인정되고 있는 만큼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는 소수주주 제안이 이뤄졌을 당시 고려아연 정관에서는 집중투표를 허용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고,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한 안건 상정 역시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법적 쟁점 외에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놓고도 양측은 공방을 이어왔다. 재판부 역시 법리적 판단 외에도 그간 제기돼 온 여러 논의들을 폭넓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측은 집중투표제의 경우 정치권과 시민사회, 소액주주단체들이 적극 지지하고 있는 데다 정부당국에서도 일정부분 권고하는 주주친화정책인만큼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풍·MBK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경영권 방어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반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6곳 가운데 일단 4곳이 집중투표제 도입과 그에 따른 이사 선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핵심 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 역시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안건에 찬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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