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1위 업체 로보락이 최근 논란된 개인정보 보안 문제에 대해 "전혀 우려할 것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개인정보 처리방침 조항 내 표현에서 비롯된 문제일 뿐 자체 보안기능은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를 활용하느냐에 대해선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자신있는 건 개인정보 보호"
로보락은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신제품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을 공개했다. 로보락이 국내에서 신제품 론칭쇼를 연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론칭쇼의 화두는 개인정보 보안 문제였다. 최근 로보락 제품 약관에 '소비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계열사·제3자에게 제공 가능하다'고 명시하면서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2021년 제정된 중국 데이터보안법에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기업은 이에 협조해야 한다'고 적시돼있다. 중국으로 흘러간 한국 고객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수 있는 셈이다.
로봇청소기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실내 환경이 해킹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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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댄 챔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은 "조항 표현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달리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정책상 여러 문구나 표현을 어떻게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우려 사항이 있지만 전혀 그럴 필요 없다"며 "소비자에게 어떻게 더 잘 전달할지 적극 검토하고 있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개인정보 보호·보안 측면에선 잘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경계령을 내린 '딥시크'와도 선을 그었다. 신제품 AI 기능에 딥시크가 활용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니콜 한 총괄은 "딥시크와는 연락을 취하지 않고 무관하다"고 답했다. 그는 "신제품 AI기반 내비게이션 '스타사이트 2.0'에 적용된 기능은 4~5년 전 모델부터 들어간 머신러닝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앞서 론칭쇼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보안 기능을 강조했다. 니콜 한 총괄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신제품은 TUV(독일 기술 검사 협회) 인증을 받았고,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장유정 로보락코리아 마케팅 매니저는 "로보락 카메라는 하드웨어 및 앱 이중 잠금으로 보안을 강화했다"며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되며 불필요한 정보는 외부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기기 내에서 암호화된 상태로 보관되다가 자동 삭제된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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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은 한국 진출 2년 만인 지난 2022년 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점유율은 40% 중반대다.
한국 매출 규모는 △2020년 291억원 △2021년 480억원 △2022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 등으로 매년 200% 이상씩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142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기간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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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신제품 2종은 기존 모델 대비 청소 기능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도크(정박) 기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두께 7.98cm로 역대 로보락 제품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이다. 센서 높이를 자동 조정하는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최초 탑재돼 좁은 공간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주변 환경을 3D로 스캔하고 정교한 맵핑 기능도 제공한다. 최대 108개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다. 전방 휠을 들어 올리는 섀시 리프트 시스템으로 단일 문턱은 3cm, 이중 문턱은 최대 4cm까지 이동한다.
로보락은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약 85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오프라인 스토어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술과 사용자 중심 철학을 공고히하겠다는 방침이다. 댄 챔 총괄은 "한국 시장은 신뢰할만한 전문 브랜드들이 자리잡고 있어 치열한 시장이지만 로봇청소기 만큼은 굉장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10년 전부터 쌓아온 모든것에 회사의 DNA에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을 만족시키면 입소문을 통해 우리가 성장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