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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조 파업에 '초강수'…당진제철소 부분 직장폐쇄

  • 2025.02.24(월) 16:11

24일 12일부로 PL/TCM 설비 중단
냉연공장 멈추자 254억원 증발
노조, 기본급 400% 등 성과급 거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맞서 부분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핵심 공정이 멈추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은 1953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냉연공장 가동 중단…생산 손실 254억원

24일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1·2 냉연공장 산세압연설비(PL/TCM)에 대해 정오부터 부분 직장폐쇄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노조의 반복된 파업으로 생산 일정이 불안정해지고, 조업 안정성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PL/TCM은 냉연강판 생산의 핵심 공정이다. 열연강판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냉연강판 생산 라인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설비가 멈추면 후공정도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해진다. 현대제철은 이번 조치로 27만t의 생산 손실과 254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제철 측은 "노조의 총파업과 부분·일시 파업이 반복되면서 생산 일정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쟁의행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업장 안전을 위해 방어적 차원의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만큼 달라"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제품./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과 노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여전히 타결하지 못한 채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는 최근 기본급 10만원 인상에 기본급 400%, 1000만원의 경영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 측은 현대차 그룹 내 다른 계열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26~27일 48시간 총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법원은 직장폐쇄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대항성'과 '상당성'을 충족해야 한다고 본다. 현대제철은 이번 조치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강조했다.

대항성은 노조의 쟁의행위 이후 방어적인 목적일 경우 인정된다. 상당성은 직장폐쇄가 중대한 경영상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다. 현대제철 측은 노조의 쟁의행위 이후 직장폐쇄를 단행했기 때문에 대항성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또 성과급 지급 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만큼 판례가 요구하는 상당성도 가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주요 생산기지다. 직장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현대제철뿐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냉연강판을 사용하는 완성차, 가전업체의 생산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재고 상황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망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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