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 무기 수출 확대와 자회사 한화오션의 고수익 선박 판매 증가에 힘입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항공 부문은 일회성 비용으로 적자 전환됐지만, 방산과 조선 부문 중심의 수익성이 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연간 목표의 절반 이상을 채우며 하반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최대 실적 달성…방산·조선이 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2735억원, 영업이익 86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3%, 155.6%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이익 모두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11조8577억원, 영업이익 1조4251억원을 기록해, 올해 목표치(매출 30조원·영업이익 3조원)의 절반을 넘겼다.
사업부문별로는 지상방산 부문이 1조7732억원의 매출과 55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각각 전년 대비 33.0%, 113.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중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3% 늘어난 1조834억원을 차지했다. 폴란드향 다연장로켓 천무를 예정보다 빠르게 공급한 덕이다. 국내 매출은 주요 양산 사업의 반영이 시작되며 21.0% 증가한 6898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한상윤 IR 전무는 "천무 발사대는 당초 예상보다 생산이 빨라 2분기에만 27대를 인도했다"며 "연간 천무 발사대 인도 목표도 기존 50대 이상에서 80대 이상으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K9 자주포는 상반기 총 38문, 천무는 51대가 공급됐다. 2분기에는 일부 인도 물량이 고객 요청에 따라 계획보다 빨리 반영됐다. 한 전무는 "이 같은 조기 인도는 특정 분기의 특수 사례로, 매년 반복되는 흐름은 아니다"라며 "실제 인도 시점은 고객 수요에 따라 달라지며, 반복 생산 체계를 통해 빠른 공급이 가능한 구조는 갖췄다"고 언급했다.
2분기 지상방산 부문 수익성은 31.3%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부 개발비와 판매비 지출이 하반기로 미뤄지며 발생한 일시적 이익 증가라는 설명이다.
한 전무는 "고객 요청에 따라 일부 개발비와 판매비 집행이 하반기로 이연되며,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이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이를 제외한 실질 이익률은 약 27~28% 수준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호조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한화오션은 상선사업부의 고수익 액화천연가스(LNG)선 판매가 확대되며 매출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4% 증가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이에 비해 같은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내실이 흔들리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한화시스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4% 줄어들며 수익성이 크게 후퇴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12.3%에서 4.4%로 7.9%p(포인트) 낮아졌다.
항공 사업도 부진했다. 항공 부문 매출은 6489억원으로 20%가 늘었으나 12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여기에는 프랫앤휘트니와 공동 개발 중인 GTF(Geared Turbofan) 엔진 사업에서 일회성 비용 233억원이 발생한 영향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사업에 RSP(Risk & Revenue Sharing Partnership)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GTF 관련 수요 변화, 리콜, 원가 변동 등이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
이번 분기에는 GTF 사업의 총 예정 원가가 소폭 증가하면서 관련 충당금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 한 전무는 "이번 분기 GTF 관련 총 손실은 475억원이며, 이 중 233억원이 일회성 비용"이라며 "군수 및 LTA(장기공급계약) 물량 증가와 생산성 개선 효과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수주·실적 확대 노린다
하반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동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연간 매출 약 7조원, 수주 잔고 70조원 수준에서 추가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사측 전망이다. 한 전무는 "현재 타깃으로 삼고 있는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K9, 천무, 레드백 등 기존 제품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상방산 부문은 하반기에도 성장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 전무는 "올해 K9은 70문 이상, 천무는 80대 이상 인도할 계획"이라며 "K9은 상반기에 38문이 인도된 만큼 하반기에도 최소 30문 이상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K9 인도량은 상반기 못지않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천무 발사대는 상반기에 51대가 인도돼, 하반기에는 공급량 감소 가능성도 있다. 그는 "2분기에 천무 인도 일정이 고객 요청으로 다소 앞당겨졌고,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인도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2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최초로 발사체 전주기 기술이 민간에 이전된 사례다.
한 전무는 "이번 계약을 통해 누리호의 설계부터 제작, 발사 운영까지 전 과정을 이전받아 2032년까지 독자 발사체 '누리온'을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실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우연과 함께 누리호 연속 발사를 공동 수행하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이전받을 예정"이라며 "누리호 4차 발사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중장기 수요 확대에 대비한 생산 및 수주 기반도 확충한다. 한 전무는 "현재 가장 빠르게 추진 중인 건 국내 MCS(모듈화장약) 증설 투자"라며 "유럽과 중동, 미국 지역은 이후 시점으로 생산 능력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의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4500억 달러 투자 계획이 언급된 것에 대해선 "당사가 검토 중인 미국 방산 사업이 해당 문건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액면분할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별도로 고려하고 있는 계획은 없다"며 "추후 관련 논의가 생기면 공시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