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쳐 방산·특수선·해외야드를 한데 묶는 3축 개편 카드를 꺼냈다. 방산사업에서는 물론 미국의 대규모 조선재건(MASGA) 프로젝트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방산 10배 성장, 미포가 뒷받침
27일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존속회사는 HD현대중공업으로 통합 법인은 임시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의 핵심은 '방산'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을 보유했고 HD현대미포는 중형 도크와 설비, 숙련 인력을 강점으로 갖췄다. 회사 측은 2030년 방산 매출 7조원, 2035년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약 1조원 수준에서 10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할 카드가 도크 전환이다. 미포의 4개 도크 중 2개를 특수선·방산 전용으로 바꿔 기존 상선 물량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서도 특수선 비중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날 공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는 "미포는 과거 연 70척까지 지었던 조선소지만 최근에는 45척 수준으로, 얼마든지 더 지을 역량이 있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특수선 수주를 확대해 방산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MASGA' 프로젝트 참여 준비도 본격화됐다. 이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1호 MOU를 체결했지만 정부와의 세부 협의는 아직 진행 중"이라며 "미국 프로젝트는 설계 기간을 감안할 때 실제 건조는 약 2년 뒤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목적선과 친환경 신기술도 합병의 핵심 카드다. 쇄빙선 등 특수선 시장은 발주처가 건조 실적을 중시하는데, 양사 실적을 합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또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전기 추진·자율운항 시스템, 풍력 보조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을 중형선에 우선 적용하고 대형선으로 빠르게 확장해 기술 초격차를 앞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LCO2운반선은 HD현대미포가 강점을 지닌 중형 가스선 라인업과 맞물려 차세대 주력 선종으로 꼽힌다. 발전소·공장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해저 지층 등에 저장하는 CCUS(탄소포집·저장·활용) 산업이 확대되면서 관련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해외야드 일원화
이번 합병과 동시에 해외 거점 재편도 추진된다. HD한국조선해양과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세워 베트남 HVS, 필리핀 HHRP, 두산비나(가칭 HD현대비나) 등 해외 생산 거점을 일괄 관리할 계획이다.
이 법인은 단순히 방산 대응 차원이 아니라 일반 상선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진 기지로 활용된다. 중국 조선사에 밀린 벌크선·탱커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동남아에 분산된 거점을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분 구조는 한국조선해양 60%, 통합 HD현대중공업 40%로 맞춰진다. 다만 초기에는 현물 출자로 인해 7대3 비율이 되고 이후 현금을 추가 출자하면 최종적으로 6대4로 조정될 예정이다.
특히 소수주주들의 권익 침해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최한내 HD현대중공업 상무는 "그룹은 지난해 밸류업 공시에서 약속한 대로 주요 상장사의 별도 기준 배당성향을 30%로 유지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도 11년 만에 결산배당을 재개했으며 올해부터는 중간배당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합병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면 주주환원 여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당 정책이 변경될 경우에는 공시를 통해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