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HLMHE) 본회의 연단에 섰다. 그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바이오헬스케어워킹그룹(BHWG) 의장으로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 방향을 각국 대표들과 함께 논의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HLMHE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회의 주제는 '혁신·연결·번영: 건강하고 스마트한 고령화 대응사회 실현'으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윤성미 APEC 고위관리위원회 의장을 비롯 회원국 보건부 장·차관과 WHO·OECD·ADB 등 국제기구 인사, 글로벌 기업인 등 48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건의료 현안과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이번 회의는 국제사회 이목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본회의에서 ABAC BHWG가 지난 1년간 추진해온 과제를 설명했다. BHWG는 △바이오테크 혁신 가속화 △보건 네트워크 연결 △보건격차 해소 △민관 파트너십 구축 등 4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11개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일부는 정상회의에 권고안으로 제출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노력이 "아시아태평양 보건 시스템의 회복력과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진 ABAC 주최 공식 오찬에서도 좌장을 맡아 △의료 데이터 공유와 거버넌스 체계 △AI와 유전체학의 실제 응용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 구현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각국 전문가들과 심도 깊게 논의했다. "헬스데이터 2차 활용과 AI 기반 의료 혁신은 정부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민간과의 협력이 병행돼야 의료서비스 전달체계가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발언 요지였다.
이번 본회의에는 준 스즈키 테이진 특별고문, 테드 창 콴타컴퓨터 CTO, 프란체스카 콜롬보 OECD 보건국장, 정세주 눔 이사회 의장, 이정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등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 리더들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ABAC 내 바이오헬스 전담 워킹그룹이 출범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코오롱이 아시아태평양 보건의료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과제도 제시됐다. BHWG는 연내 'APEC 헬스케어 로드맵'을 발간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 발전 △데이터 공유 확대 △보건 형평성과 접근성 강화 방안 등이 담긴 해당 로드맵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BAC 4차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코오롱은 그룹 차원의 바이오헬스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 개발에 집중 투자하며 글로벌 신약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마친 TG-C는 오는 2027년 FDA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APEC 무대를 통한 이 부회장 행보가 코오롱의 바이오헬스 사업과도 맞물리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신뢰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