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이 사업 재조정(리밸런싱)에 나선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8위이자 공동주택 브랜드 '하늘채'를 보유한 코오롱글로벌도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부동산 자산관리회사와 골프·리조트·호텔 운영사를 합병하는 작업에 돌입하면서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은 과거에도 그룹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해 건설산업 침체기에 생존한 경험이 있습니다. 적자 탈피와 재무건전성 회복을 목표로 이번에도 유사한 전략을 내세운 겁니다.
'태영 다음' 거론됐던 재무구조
코오롱글로벌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코오롱의 계열사 MOD와 LSI과의 합병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코오롱은 MOD와 LSI의 지분을 각각 50%,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MOD는 경주 마우나오션관광단지 내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고 LSI는 경주 코오롱호텔과 가든골프장 위탁 운영 및 서울 성수동 포코호텔 등의 건물 유지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의 이번 인수합병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입니다. 이번 합병을 통해 부채비율을 30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입니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말에는 403%에 달했고 2024년 9월 말 기준으로는 559.6%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코오롱글로벌 순손익 '적자'…태영과 다를까(2024년 4월12일)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은 코오롱글로벌의 유동성 위기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코오롱글로벌이 1조원이 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있는 데 반해 보유 현금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받았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최근에도 자산을 매각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서울시 서초구 1324-2 일원 서초스포렉스 토지 및 건물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4301억원에 팔았습니다.
자산 매각을 통해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말 대비 14.2%포인트 낮아진 350.1%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MOD와 LSI의 부채비율은 각각 107.3%, 134.2%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이들을 합병하면 자연스럽게 부채비율도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코오롱글로벌이 이번 합병을 통해 부채비율을 3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다시 388.3%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상반기 571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말 6066억원이었던 자본금이 5531억원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BMW도 팔았던 경험
코오롱글로벌은 과거에도 건설경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건설 분야의 그룹 계열사를 합병한 전례가 있습니다.
코오롱그룹은 2008년부터 세계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건설경기침체로 코오롱건설이 휘청이자 2012년에 무역·IT 업체인 코오롱아이넷과 수입차 BMW를 판매하는 코오롱B&S를 합쳤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라는 사명도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판매는 인적분할을 통해 1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2022년에 코오롱글로벌이 건설·상사 부문과 자동차 부문을 나누면서 수입차 유통 사업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라는 신설법인이 맡게 됐습니다.
이 결정은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손실 위험이 큰 건설 사업을 맡기보다는 모빌리티와 이차전지, 우주·항공 등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산업에서 경영능력 입증에 나섰다는 해석입니다. ▷관련기사:코오롱 4세 이규호 부회장, 경영능력 시험대에 서다(2024년 6월27일)
특히 ㈜코오롱은 지난달 7일 이사회를 열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계속해서 계열사 교통정리 및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휴게소 사업도 정리, 부동산·환경·에너지 집중
코오롱글로벌은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휴게소 사업도 정리했습니다. 이 회사는 2014년에 100% 지분을 출자한 휴게소운영법인 네이처브리지를 설립하고 덕평자연휴게소와 평창자연휴게소 등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이사회를 열고 네이처브리지 청산을 결정했습니다. 2024년까지 덕평휴게소를 운영하기로 했던 계약이 끝나자 계약 기간 5년 연장 옵션을 사용하지 않고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네이처브리지는 법인 설립 이후 계속된 적자로 결손금이 쌓이면서 2019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졌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네이처브리지 설립 당시부터 225억원을 대줬고 해당 회사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2018년부터 유상증자 참여로 출자한 금액도 430억원에 달합니다. ▷관련기사: [時時骨骨]코오롱 휴게소 업체가 매년 손벌리는 이유(2018년 5월2일)
코오롱글로벌은 이처럼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새롭게 합병한 계열사 MOD, LSI의 자산과 시설 운영 및 자산 관리 역량을 기존 주력 사업과 연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67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던 사업 구조에서도 벗어나겠다는 겁니다.
코오롱글로벌은 기존에 스포츠 시설 관리 및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MOD와 LSI가 보유 및 운영하고 있는 여가활동(레저) 시설을 관리하며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키웠던 육상풍력발전에서도 개발과 시공은 물론 운영 역량까지 갖춘다는 계획이고요.
코오롱글로벌은 건설부문 사업 구조를 주택에서 건축과 토목, 환경·플랜트 등 비주택 분야로 중심을 옮기고도 있습니다. 2022년 전체 수주액(3조6000억원) 중 주택 사업 수주가 69.4%였으나 2024년 이 비율은 45.2%로 낮췄습니다. 부동산·환경·에너지 종합 사업자, 이른바 '토탈 프로바이더(Total Provider)' 도약을 위한 발판을 깔고 있는 겁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하고 사업 간 연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며 "개발에서 운영까지 부동산 자산의 생애 주기를 포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속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