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마일리지 줄다리기 끝?"…대한항공, 1대1 통합안으로 승부수

  • 2025.09.30(화) 14:32

탑승 마일 1:1, 제휴 마일 1:0.82 전환…소비자 선택권 확대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 보장, 대한항공 항공권 구매도 가능
공정위 의견청취 착수…'메가 캐리어' 합병 마지막 관문

/그래픽=비즈워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방안에 대한 대국민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 대한항공이 제출한 수정안을 검토한 결과, 공정위가 제시한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합병안이 통과되면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 보장한다

공정위는 다음달 13일까지 약 2주간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통합방안에 대한 의견청취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2022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며, 인수 완료일(2024년 12월12일)로부터 6개월 내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하고 합병 전까지 승인을 받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12일 최초안을 제출했으나 수정보완 요청을 받았고, 지난 25일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수정안이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이번 절차를 개시했다.

/사진=대한항공

이번 통합안의 핵심은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장기 유지다. 합병 이후 아시아나 법인이 소멸하더라도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는 10년간 별도 관리된다. 소비자는 합병일 이후에도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대한항공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을 신청할 수 있고 기존 아시아나 공제차트도 그대로 적용된다. 유효기간도 회원별로 남은 기간이 보장된다. 2000년대 이후 해외 항공사 합병 사례 중 흡수 항공사 마일리지를 유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아시아나 공제표에 없는 일등석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은 사용할 수 없다. 대신 마일리지 활용처는 확대된다. 소비자는 일반 항공권 구매 시 운임의 최대 30%까지 마일리지를 활용하는 복합결제 서비스와 브랜드 굿즈·기내 면세 바우처 등 마일리지 쇼핑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체 운영하지 않던 복합결제 제도도 합병 이전부터 도입돼 소비자 편의가 확대된다. 통합 이후 새롭게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모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에만 쌓인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사진=대한항공

사실상 마일리지 1:1 전환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전환을 원하는 고객은 탑승 마일리지는 1 대 1, 제휴 마일리지는 1 대 0.82 비율로 바꿀 수 있다. 탑승 마일리지는 소비자가 항공사 항공편의 구매·탑승을 통해 적립하는 마일리지, 제휴 마일리지는 신용카드 등 항공사 제휴사 서비스의 구매·이용을 통해 적립하는 마일리지를 뜻한다. 

탑승 마일리지의 경우 양사의 적립 기준이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해 동일한 비율을 적용했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제휴 마일리지의 경우 각사의 마일리지 적립에 소비자가 투입한 비용을 검토했고, 공정위와 사전 협의를 거쳐 전환비율을 이원화했다.

마일리지는 전량 전환만 가능하며 일부 전환은 허용되지 않는다. 전환은 통합 후 10년 동안 언제든 신청할 수 있고, 10년 종료 시점에 남아 있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전량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자동 전환된다. 

/그래픽=비즈워치

우수회원 제도는 합병 전까지 아시아나의 기존 등급(플래티늄·다이아몬드 플러스·다이아몬드·골드)이 유지된다. 이후에는 유사한 수준의 대한항공의 우수회원 등급(밀리언 마일러·모닝캄 프리미엄·모닝캄)으로 자동 매칭된다. 대한항공은 통합 시점에 맞춰  기존 우수회원 혜택을 세분화하고자 '모닝캄 셀렉트' 등급을 신설해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모닝캄 회원은 실적에 따라 모닝캄과 모닝캄 셀렉트로 나뉘게 된다. 전환 고객이나 10년이 끝난 고객은 등급 재심사를 거쳐 더 높은 등급이 인정되면 새로 부여받는다.

이밖에 카드사와의 제휴 조건도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인수 완료일로부터 10년간 제휴카드사에 공급하는 마일리지 가격을 2019년 대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할 수 없다. 또 단일 카드사에 쏠림을 막기 위해 복수 카드사와의 제휴 관계도 유지해야 한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복합결제 제도도 아시아나에 도입된다. 기존에 대한항공만 운영하던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활용해 일반석 항공권 운임의 최대 30%까지 결제가 가능하다. 아시아나는 합병 이전부터 이를 시행해 마일리지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메가 캐리어' 활주로 오를까

논란의 중심이었던 마일리지 문제는 대한항공이 1대1 전환안을 제시하면서 해소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공정위가 제시한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오며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한항공은 이번 통합안을 마련하면서 소비자 효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로 운영해 기존 아시아나클럽 회원들의 선택권을 넓혔고, 이를 통해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대한항공 항공권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나 노선 69개에 대한항공 단독 운항 노선 59개를 더해 이용 기회도 확대된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만큼, 두 회사가 합쳐 쌓은 미사용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의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상용고객 우대제도(마일리지) 관련 이연수익은 2조7075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288억원이다. 합산 규모는 약 3조5300억원에 달한다. 

다만 항공사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히지만 성격은 일반 차입금과 다르다. 보너스 항공권 공급 구조와 소멸률 등을 고려하면 현금 유출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항공사 대부분도 수조원 규모의 마일리지를 부채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를 재무 리스크로 보진 않는다.

공정위는 이번 의견 수렴 이후 심의 절차를 거쳐 통합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후속 절차를 진행해 2027년 통합 항공사 출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일리지 제도는 소비자 권익과 직결되는 핵심 조건이자 공정위 심사의 마지막 관문으로 꼽힌다. 통합 방안이 승인되면 대한항공은 노선·운임 체계, 회원 제도 등을 단일화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사실상 아시아나 합병 마무리를 위한 절차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셈이다. 이번 통합으로 대한항공은 여객·화물 부문을 아우르는 세계적 규모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도약을 위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공정위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소비 편의성과 선택권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