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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판'의 반란…뜨거운 AI칩 식히는 '이 기술'

  • 2025.11.09(일) 15:00

[테크따라잡기]
갈수록 뜨겁고 커지는 칩 "이제 플라스틱으론 못 버텨"
삼성전기·日 스미토모화학, 차세대 기판 기술동맹 결성
AMD·엔비디아·테슬라 가세…글로벌 '유리 전쟁' 점화

AI 반도체 경쟁이 이제 '기판'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아무리 머리 좋은 칩을 만들어도 그 아래서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고받지 못하면 제 성능을 내기 어렵거든요. 

그 중심에 선 기술이 바로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이에요. 유리는 열에 강하고 팽창이 적어 발열이 심한 AI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받쳐줄 수 있죠. 표면도 아주 매끄러워서 미세한 회로를 더 정밀하게 새길 수 있고요.

AI 서버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칩들이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다 보니 이런 '기판 기술'이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게 됐어요. 요즘은 "AI 반도체의 진짜 경쟁력은 칩 아래 기판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랍니다.

이러한 흐름 속 최근 삼성전기는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고 차세대 유리기판 개발에 나섰어요. 지난 5일 일본 도쿄 스미토모화학 본사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과 이와타 케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은 '글라스 코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죠.

새 합작법인은 삼성전기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출자자로 참여, 스미토모화학그룹은 추가 출자자로 합류합니다. 법인 본사는 스미토모화학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의 평택사업장에 설립돼 초기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에요.

구체적인 지분 구조·사업 일정·법인 명칭 등은 내년 본계약에서 확정합니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기·스미토모화학·동우화인켐 3사가 각자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차세대 글라스 코어 제조·공급 라인을 구축하고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합의입니다.

'뜨거운 칩'의 완벽한 짝

유리기판은 말 그대로 반도체 칩이 올라앉는 바닥판을 플라스틱 대신 유리로 바꾼 거예요. 

AI 반도체는 연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발열과 전력 소모가 커지고 칩 크기도 점점 커지고 있어요. 그런데 기존 플라스틱 기반 유기기판은 크기가 커질수록 휘거나 변형되기 쉬워요. 그 결과 전기 신호가 왜곡되고 성능이 떨어질 위험이 있죠.

유리는 이런 약점을 깔끔하게 해결합니다. 단단하고 팽창이 적어 대형 칩도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죠. 열에도 강해 고온에서도 형태가 거의 변하지 않아요.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한 회로를 더 정밀하게 그릴 수 있고 그만큼 데이터 전송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효율도 향상됩니다.

결국 유리기판은 '크고 복잡한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오래, 빠르게' 작동하게 해주는 든든한 받침대예요. AI 반도체처럼 발열이 심하고 정밀한 처리가 필요한 제품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이죠.

현재 유리기판 상용화에 돌입한 회사는 없습니다. 아직은 기술 초기 단계라 소규모 혹은 시제품 양산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요.

유리기판이 좋다는 건 모두가 알아요. 하지만 문제는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유리는 충격에도 잘 깨지고 가공 과정에서도 섬세한 제어가 필요하거든요. 게다가 유리 위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고 구멍을 뚫어 금속을 입히는 공정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유리기판은 소재부터 장비, 공정까지 모든 기술이 합쳐져야 가능한 초고난도 분야죠.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글라스 코어(Glass Core)'인데요. 유리기판의 중심층을 이루는 이 소재는 기판 전체의 열·전기적 특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사실상 유리기판의 '심장'이라 불려요.

유리기판 선점전…삼성전기가 판 깔았다

삼성전기가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유리기판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 기술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거예요.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기술력을 쌓아 경쟁 우위를 잡겠다는 전략이죠.

사실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 꽤 일찍 뛰어들었어요. 지난해 CES 2024에서 유리기판 신사업을 공식화했고, 올해 상반기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세워 샘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내에는 글로벌 빅테크 2~3곳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공급할 계획이에요.

삼성전기의 가장 큰 강점은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고난도 반도체 기판)를 양산한 경험이에요. 그 과정에서 다져온 소재·공정 기술력과 대량 생산 노하우를 유리기판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죠.

장덕현 사장은 "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은 기판 혁신에 달려 있다"며 "글라스 코어 기술로 차세대 패키징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말했어요.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 규모 전망./그래픽=비즈워치

국내에서는 삼성전기 외에도 LG이노텍과 SKC 등이 유리기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구미사업장에 시생산 라인을 세워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을 쌓고 있고,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에 세계 최초의 유리기판 양산 라인을 건설 중이에요.

해외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AMD는 2028년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유리기판을 적용할 계획이고 브로드컴 역시 신제품에 유리기판을 도입하려 하고 있어요.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관련 기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 규모가 2023년 71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서 2028년 84억달러(약 12조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어요. 업계는 2026~2027년을 기술 상용화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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