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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EUV 심장' 한국에 세웠다…삼성·SK 동맹 강화

  • 2025.11.12(수) 11:14

2400억 화성캠퍼스 완공…아시아 전략기지 출범
푸케 CEO, 전영현·곽노정 이어 총수 회동 유력
1조 공동 R&D센터도 임박…韓 반도체 위상 격상

네덜란드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1만6000㎡ 규모 '화성캠퍼스'를 준공했다. 2400억원이 투입된 이번 투자는 ASML의 아시아 핵심 거점이자 한국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화성 송동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주한 네덜란드 대사,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푸케 CEO는 이날 오전 준공식 일정을 마친 뒤 오후에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먼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캠퍼스에는 극자외선(EUV)·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재제조센터와 트레이닝센터가 함께 들어섰다. 장비 수리와 기술 교육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 허브로, 아시아 고객사 대상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장비 납기 단축 및 유지보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ASML은 전 세계서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반도체 초미세공정 구현의 핵심으로 꼽힌다. EUV 장비는 초미세 회로를 그릴 때 빛의 파장을 극도로 짧게 조여 미세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미세 공정이 성능과 직결되는 D램 및 시스템반도체 생산에서 핵심적이다. 특히 연산 속도와 효율이 중요한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확산과 함께 필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ASML의 장비를 사용,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슈퍼 을(乙)'이라 불린다. 최근에는 차세대 '하이 NA(High Numerical Aperture) EUV' 장비를 통해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경쟁력을 좌우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ASML의 EUV 장비 작동 모습./영상=ASML

삼성전자는 올해 초 국내 반도체 라인에 하이 NA EUV 장비를 처음 설치한 데 이어 연내 추가 도입을 결정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2나노 공정과 AI D램 등 고성능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이 장비를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 9월 이천 M16 팹에 하이 NA EUV를 반입하며 AI 메모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곽노정 사장은 이달 초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겠다"며 2031년까지 고성능·고용량 AI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2019년 미국 요청에 따라 EUV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한국은 ASML의 전략적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판매길이 막힌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이 ASML에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정부도 이번 투자를 외국인 투자유치의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ASML 화성캠퍼스 준공은 정부·지자체·글로벌 기업 간 협력의 결실"이라며 "현금지원과 세제 혜택,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ASML의 화성 진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비·공정 경쟁력 측면서 한층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기술 중심의 동맹 구조 한가운데에 서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ASML이 삼성전자와 추진 중인 7억유로(약 1조2000억원) 규모 공동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프로젝트도 이번 푸케 CEO 방한을 계기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센터는 EUV 전용 연구소와 R&D용 라인이 함께 들어서는 구조로 차세대 반도체 공정 공동개발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는다. 양사는 현재 부지 선정 막바지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1조 R&D센터 만든다

업계에서는 푸케 CEO가 이번 방한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따라 만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회장은 유럽 출장 때마다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고 최 회장 역시 지난 2023년 현지를 찾아 푸케 CEO와 회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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