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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의 '멤피스 빅딜'…북미 전력망 지휘권 선점

  • 2025.11.18(화) 10:56

美 전력 심장부 구축…2028년까지 생산능력 50%↑
AI 전력망 폭증 속 3억달러 누적 투자 단행
현지 네트워크 강화…'초고압 시장' 지배력 공고화

효성이 북미 전력 인프라 전쟁의 한복판서 승부수를 띄웠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테네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미국 내 최대 생산기지로 끌어올리는 증설 계획을 확정, AI 시대 전력망 확충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효성중공업은 18일 멤피스 공장에 1억57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인수 이후 진행한 세 차례 증설을 합치면 누적 투자액은 3억달러에 이른다. 노후 전력설비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력망이 구조적 공급 부족에 직면한 상황을 반영한 선제 조치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거점이다. 난도가 높은 장비 특성상 글로벌 생산역량을 갖춘 업체는 극소수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0여년간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변압기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며 시장 1위를 지켜왔다. 이번 확대로 공장은 미국 최대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로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변압기 시장은 올해 122억달러에서 2034년 257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력사업자들은 전체 750GW 전력수요 중 116GW를 데이터센터 신규 수요로 확정했고, 2040년까지 추가 309GW 공급 확대 계획을 추진 중이다. 초고압 송전망 확충이 불가피해지며 765kV 장비의 적시 공급이 사업자들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효성중공업은 현지 생산기반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북미 공급망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초고압변압기는 전압을 변환해 전력을 장거리로 안정적으로 송전하는 첫 관문으로 전력망 효율과 신뢰도를 결정한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이라며 "북미 시장에서 확보한 위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No.1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사진=효성

이번 증설은 조 회장이 2020년 멤피스 공장을 인수하며 밀어붙였던 '뚝심 경영'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당시 내부 우려에도 그는 AI 확산이 촉발할 전력 수요 폭증을 예견하고 미국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했다. 최근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 등 글로벌 IT·에너지 리더들과 연쇄 회동하며 전력 인프라 시장 변화와 협업 가능성을 논의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엔 빌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과 빌 리 테네시주지사를 세 차례 이상 만나 멤피스 공장을 북미 전력산업 핵심기지로 키우는 방안을 협의했다. 미 정부가 효성중공업에 스타게이트 등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네트워크가 작동한 결과다.

한편, 효성중공업의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6241억원,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모두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수주고는 약 11조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AI 전력 인프라 수요가 본격화되며 초고압변압기 중심의 해외 주문이 빠르게 누적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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