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 BYD를 향한 관심이 높습니다.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갓스 아이(God's Eye) 5.0' 사용 중 사고 발생 시 차량 손해를 전액 보장하겠다고 밝히면서입니다.
그간 자율주행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사고 시 배상책임이었는데요. 기술력을 앞세워 이를 타파하겠다는 자신감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반대로 강력한 전제조건을 바탕으로 한 보상 제안인 만큼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분명한 건 BYD가 신호탄을 쏘면서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른 사고 책임소재에 대한 논의는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교묘한 마케팅? '찐' 자신감?
5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갓스 아이 5.0'의 도심 내비게이션 기능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손해 전액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을 제공한 BYD가 이를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그만큼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담겼다는 평가죠.
다만 전제조건도 있습니다. '도심' 내비게이션 이용 중, 즉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어느정도 검증이 선행된 도심에서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해야 하고요. 여기에 '시스템 과실'임이 명확했을 경우입니다. 자신들의 시스템이 검증됐다고 평가받는 장소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라는 강한 전제조건이입니다. 운전자가 나머지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것도 입증돼야 하고요.
사실 이러한 전제조건을 따져보면 다른 완성차 기업들의 레벨2 운전자보조 기능과 큰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FSD의 경우 '운전자 감독하에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고요, 다른 완성차 기업들의 시스템들 역시 '운전자 의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더욱 강한 전제조건을 달고 있죠.
특히나 시스템 과실임이 명확해야 한다는 전제도 실제 사용자가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자율주행 사고 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는 사실상 BYD가 독점하고 있고 이를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부품 문제도 소비자나 외부 기관이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BYD가 교묘한 독소조항을 통해 '면피성 마케팅'에 나섰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별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른 완성차 기업들은 '차가 운행은 도와주지만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라는 것을 핵심으로 내건 것과 달리 BYD는 유일하게 '시스템 과실이 명확하면 우리가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거든요. 완전자율주행 전반에 대한 무제한 책임 선언까진 아니고 강한 전제가 깔린 조건부 보증이기는 하지만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린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죠.
BYD의 자신감이 주목받는 이유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재 가장 대중화하고 있는 레벨2를 넘어 운전자 개입이 줄어든 레벨3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는 평가입니다. 제한된 조건 아래 레벨3 자율주행의 상용화 직전까지 끌어올려진 것으로 평가받죠. 하지만 레벨2 대비 현저히 느리게 대중화가 진행 중인 건 자율주행 사고 시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시 책임은 어떻게 가려야 할까요? 현재 가장 대중화한 레벨2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운전자 과실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성차 기업들이 '운전자의 의무'를 강하게 부각하고 '보조시스템'이라는 명명아래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완성차 기업들이 왜 이렇게 보수적으로 나서는 걸까요? 답은 '돈' 입니다. '보상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순간 완성차 기업들은 사고 발생 시 경제적 손실 보전분을 감내 하기 위해 보험을 들어야 하고요. 또 이러한 비용 지출을 감안해 충당부채도 더욱 높게 잡아야하죠. 여기에 더해 한번 사고가 나면 리콜과 집단소송 리스크가 종전의 부품 결함보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죠. '책임을 지겠다'는 말 한마디에 회사의 재무구조가 순식간에 악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BYD 입장에서는 '보상 선언'이 실제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보상 대상이 특정 기능, 특정 조건, 시스템 과실로 한정돼 있어 실제 적용 범위는 제한적일 수 있고 소비자에게는 '기술 신뢰'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성차 업계의 숙제, 자율주행 사고 시 배상책임
결국 완성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의 주체로 한발 더 올라서는 레벨3 단계부터는 지금처럼 책임소재에서 더이상 자유로울 수 없을 거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레벨3 자율주행은 '시스템'이 운전 주체가 되는 경우가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운전자가 필요 시 다시 통제권을 가져오게끔 설계됐다고는 하지만 시스템 문제 오류를 인간이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 책임인지, 시스템 책임인지에 대한 공방이 오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이에 자율주행 관련 제도가 손질되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제조물책임지침에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 등도 제품 책임 범위에서 더 명확하게 하고 피해자 입증 부담을 완화하기로 한 것도 시대 변화에 발 맞추기 위함입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할수록 법적인 틀이 잡히면서 완성차들은 책임에서 한발 물러서는 게 더 어려워지는 것이죠.
향후 주목할 점은 BYD가 의미 있는 신호탄을 쐈으니 어떤 완성차 기업이 이 바통을 이어받느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BYD에 이어 다른 업체가 연이어 '책임' 보증 선언에 나설 경우, 자칫 뒤늦은 업체들은 자율주행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비칠 수 있거든요.
물론 책임소재를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 레벨3 자율주행 상용 자체는 아직 갈길이 먼 만큼 당장 급하게 BYD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BYD의 자신감 표출이 다른 완성차 기업들에 어떤 나비효과로 이어질지 향후 추이를 지켜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