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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한 마디에 세계 증시 요동

  • 2013.06.20(목) 17:10

"양적완화 축소"..亞증시 줄줄이 하락
코스피도 2%↓...삼성전자 연중 최저치

 
그의 무게감을 실감한 하루였다. 그의 말 한 마디에 각종 세계 경제 지표가 요동쳤다. 새로울 것도 없는 예측 가능한 말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 말들이 그의 입을 통해서 흘러 나왔다는 것이었다. 시장은 그의 이름을 빌려 ‘버냉키 쇼크’로 2013년6월20일을 정리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9일(미국 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에 양적완화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해, 내년 중반에 종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종료와 출구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었다. 2012년 9월부터 풀기 시작한 돈줄을 죄겠다는 의미다.

그의 입이 열리자 미국 증시와 국채가격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19일 다우지수는 1.35% 떨어졌다. 국채수익률(10년)은 16bp(100분의 1%) 상승한 2.35%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국채수익률 상승은 국채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바주카포’가 쏟아 붓던 돈줄이 멈출 것이란 우려 탓에 미국 증시와 국채가격이 모두 하락한 것이다.

버냉키는 국내 시장도 흔들어놨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7.82포인트(2.00%) 하락한 1850.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은 1.1% 하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1.31%(14.90원) 오른 1145.7원까지 치솟았다. 달러강세로 원화가치는 하락됐다는 의미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 내린 1850.49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

일본 니케이 지수도 1.74% 내린 1만3014.58에 마감했다. 이 밖에 중국 상해와 홍콩, 싱가포르 증시 등의 아시아 증시도 2%대로 일제히 하락중이다.

시장은 버냉키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내용면에선 새로울 것이 없다. 미국이 올 하반기에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란 전망은 이전부터 점쳐졌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 FOMC 발표문은 경제전망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난 5월 FOMC 발표문의 문구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내년 중반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는 버냉키 의장을 발언도 시장 예상수준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의 입을 통해 재확인했다는 것만으로 시장이 들썩인 것이다.

버냉키가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재확인해주면서, 시장은 갑자기 양적완화가 축소될 것이란 불안감은 덜게 됐다. 내년 중반까지 양적완화 축소를 준비할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 기자회견으로 시장의 막연한 불확실성은 줄었다”며 “출구전략은 향후 1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시장의 충격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것이 그의 전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스트레지스트는 “중기적인 역투자전략(contrarian strategy)의 관점에서 현재의 환율수준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수출주인 IT, 자동차 대형주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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