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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문 열리다] ①갈 길은 정해졌다

  • 2013.06.20(목) 17:33

버냉키 구체적 로드맵 제시 `양적완화 축소` 쐐기
시장 요동..`양적완화 축소가 경제회복 방해` 우려

"출구전략 문이 비로소 열렸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연준의 예상대로 경제가 강해진다면 올해 말쯤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근 한달전부터 이어진 양적완화 축소 논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일부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버냉키의 화법은 더욱 명확해졌다. 연준은 올 하반기 사이에 양적완화 축소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중반쯤에는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구체적인 방향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 시계 밝아지니 험로가

그동안 긴가민가했던 시장의 시계는 밝아졌다. 다만 밝아진 눈앞에는 예상했던 대로 험로가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시장 주변을 흘렀던 유동성 홍수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자세한 로드맵을 제시한 것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그만큼 미국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란 연준의 확신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가 낮다고 밝혔지만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3월보다 0.1%포인트 상향했고 실업률 전망치도 0.2%포인트 하향했다. 연준의 예상보다는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연준이 유동성을 넉넉하게 공급할 이유도 사라졌다.


이에 더해 최근 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장 과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연준의 양적완화가 자산시장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시장은 버냉키 의장이 빠르면 하반기중 양적완화 축소를 하겠다는 발언에 집중했지만 연준은 나름 시장의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을 지속했다는 평가다.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 개시 기준으로 실업률 7%를 반복했고 금리인상은 좀더 먼 시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시기를 보다 분명히 밝히면서 불필요한 확대 재생산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린 인상을 줬던 1990년대 중반 때보다는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악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앞서 연준의 판단이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바탕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 양적완화 축소 자체가 경제회복 방해 우려

그러나 시장이 하락한 이유도 있다. 이미 연준이 명확한 로드맵을 밝히기에 앞서 시장이 크게 빠진 것처럼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명확해지면 시장을 가던 길을 계속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버냉키는 금리인상 시기만큼은 먼 시점임을 분명히 했지만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급락했다. 채권시장에는 경제회복 자체가 악재다. 게다가 그동안 유동성에 기대어 이런 악재를 무시한 채 무섭게 질주한 만큼 되돌림도 심각할 수 있다.

 

양적완화 축소 신호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금리가 급등하자 이것이 주식시장 유동성은 물론 미국 경제 회복세 자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식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특히 모기지 금리가 크게 오를 경우 주택시장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버냉키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프로그램 운용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했다. 그는 양적완화 축소를 자동차 운전 속도가 빨라지자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살짝 떼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것이 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판단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수년째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인 상황에서 연준 정책이 모기지나 회사채 금리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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