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임원 보수 삭감·위로금 폐지..증권사 '불황형' 주총

  • 2014.03.04(화) 10:13

3월14일 증권사 8곳 동시에 주주총회
임원 보수한도·배당 감축..감사위원 출신 다양화

3월14일 오전 9시. 삼성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총 8개 증권사 주주총회가 한날한시에 열린다. 2013회계연도부터 증권사의 결산 기준이 3월에서 12월 변경되면서, 주주총회도 3개월 앞당겨졌다.

이번 주총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불황형 주총’이다. 장기 불황에 빠진 증권사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번 주총에서 임직원들의 퇴직위로금을 폐지하거나 기준을 강화했고, 이사들의 보수총액도 삭감했다. 수익이 줄면서 배당도 크게 줄였다.

 

금융감독원 출신이 대거 점령했던 증권사 감사위원(사외이사)에 학계, 관료 등 출신이 다양해진 것도 특징이다.  

 

◇ 이사들 연봉·퇴직위로금 삭감

현대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임원퇴직위로금 제도를 폐지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그간 현대증권은 퇴직하는 임원에게 퇴직금 외에 별도로, 1~3년 치의 보수(연 보수+업무수당)를 위로금으로 지급해왔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증권업계에 닥친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원들이 자진해서 위로금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임직원에 주어지는 퇴직공로금 지급 규정을 까다롭게 변경한다. 적자가 나면 퇴직공로금을 지급하지 않고, 임직원의 과오에 따라 지급액을 감액할 수 있는 규정을 명시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퇴직공로금 지급 제한 요건을 추가하는 등 규정을 엄격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사들의 월급봉투도 얇아진다. 이번 주총에서 증권사들은 이사 보수총액의 최고 한도를 줄이는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현대증권(70억원→40억원), 동양증권(70억원→50억원), 삼성증권(130억원→115억원) 등이 이사 보수 최고한도를 15억~30억원 가량 줄인다.

 

 
◇ 사외이사, 출신 다양해져

올 주총에서 신규로 선임되는 감사위원(사외이사)들의 출신이 학계, 관료 등으로 다양해졌다. 금융감독원 출신이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길이 막히면서, 출신 분야가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삼성증권), 김상남 전 노동부 차관(현대증권) 등이 있다. 임성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도 HMC투자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학계 출신 사외이사로는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삼성증권),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HMC투자증권)가 있다.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은 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조래형 팬택 감사를, 현대증권은 하원 전 조선일보 이사와 도명국 전 한국문화산업학회 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키움증권은 정경득 전 경남은행 은행장과 현우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금융당국 출신 감사위원(사내이사)은 송경철 전 금감원 금융투자업서비스본부장 부원장(삼성증권), 정기승 전 금감원 증권감독국 국장(현대증권) 2명뿐이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되면서, 금감원 고위직은 퇴직 후 2년간 관계기관에 취업하지 못하게 됐다. 이번에 새롭게 선임되는 송경철·정기승 씨는 2011년 전에 퇴임해, 법의 규제를 받지 않았다.

◇ 실적 악화에 배당은 급감

실적이 크게 악화된 증권사들은 배당도 크게 줄였다.

쪼그라든 증권사 배당.(단위 억원)
지난해 7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현대증권은 우선주에 대해서만 주당 416원씩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총액은 277억원으로, 우선주와 보통주에 모두 배당했던 2012년(444억원)보다 167억원 가량 줄었다.

삼성증권의 배당총액 감소 폭은 가장 컸다. 2013년 배당총액은 74억원으로 2012년(484억원)보다 84.7% 감소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2012년보다 83.7% 감소했다.

이 밖에 대신증권(163억원), 미래에셋증권(144억원), 우리투자증권(118억원), 키움증권(77억원) 등의 배당총액도 2012년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