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지배체제로 돌아갔다. 작년말 선임한 홍성국(52) 대표이사 사장에게 이사회 의장직도 맡긴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사외이사에서 뽑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대우증권의 경우 경영 효율화에 더 비중을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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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우증권은 지난 27일 2014회계연도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홍성국 사장을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정기주총은 강정호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사외이사 퇴임과 맞물려 이사회 의장을 누가 맡느냐도 관심사 중 하나였다. 지난 2000년 5월 산업은행에 인수된 대우증권은 이사회 의장직을 한때 대표이사와 분리해 산업은행측 사내이사가 맡았다. 이후 대표가 의장직을 겸임하다가 다시 분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6월 선임된 김기범 전(前) 사장이 작년 7월 돌연 물러나면서 또 한번 변화가 생겼다. 대표직과 이사회 의장직이 다시 분리된 것이다. 즉 대표직은 구동현 부사장이 직무대행으로 맡아오다 작년말 홍성국 현 사장에게 넘어갔고, 의장은 사외이사 가운데 강정호 전 이사장이 맡은 것이다.
관례대로 라면 홍 사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야 하나 작년말 제정된 '금융회사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다른 인물이 의장을 맡을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이 규준에 따르면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자산 2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뽑아야 한다. 차선책으로 사외이사 대표인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우증권 이사회는 이를 수용하기 보다 홍 사장에게 의장직까지 맡기면서 힘을 실어준 것이다. 대우증권은 대신에 재선임된 신호주 삼일 PwC 컨설팅 고문을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관계자는 "사외이사 가운데 의장을 뽑아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일 뿐이라 법률상 문제될 것이 없다"라며 "홍 사장이 경영을 잘 이해하고 원활하게 추진할 인물이라고 이사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홍성국 사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6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29년간 근무한 '정통 대우맨'이다. 투자분석부장, 기업분석부장, 홀세일사업부장, 리서치센터장 등을 지냈다.
한편 김기범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보수로 10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급여 등이 포함된 근로소득(6억원)과 퇴직금 4억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