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자체 결제 서비스 '안드로이드 페이'를 탑재한 최신 레퍼런스폰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선보인 가운데 모바일 OS의 강자 구글까지 결제 서비스를 들고 나오는 것이라 이른바 '페이(Pay) 전쟁'이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구글코리아는 13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와 이를 최초로 탑재한 신형 '넥서스' 2종을 각각 공개했다.
'넥서스'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해 자사 이름을 걸고 만드는 레퍼런스폰이다. 레퍼런스란 제조사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 벤치마킹 기준이 되는 제품을 말한다. 구글은 이번에 LG전자와 중국 화웨이와 각각 손잡고 '5X'와 '6P'란 레퍼런스폰을 국내에 출시하기로 했다.
이들 제품에는 안드로이드 페이를 지원하는 최신 OS 마시멜로가 장착돼 있다. 마시멜로는 지난 5월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이달 5일부터 배포됐다. 지금껏 출시된 안드로이드 버전 가운데 가장 스마트한 기능을 자랑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결제다.
구글은 미국을 시작으로 국가별 상황에 맞춰 안드로이드 페이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데이브 버크 구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미국의 70만개 점포에서 안드로이드 페이 사용이 가능하며 이를 해외 시장에서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 시장에선 서비스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
마시멜로와 함께 등장한 이번 넥서스 시리즈의 특징은 처음으로 제품 뒷면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지문인식 기능은 안드로이드 페이를 사용할 때 본인인증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 페이는 패턴인식 등 다양한 방식의 본인인증을 지원하기 때문에 지문인식 기능이 없는 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구글 또한 자사 OS 및 레퍼런스폰을 통해 결제 서비스를 들고 나오면서 결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구글의 OS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파급력을 무시하지 못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59.5%로 애플 iOS(39.1%)를 20%포인트 격차로 앞지르고 있다.
다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페이가 애플과 같이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만을 사용하다는 점에서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도 함께 채택한 삼성페이에 비해 범용성이 떨어지고, 아직 미국 시장 외 다른 지역에서 서비스 계획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를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구글이 이날 선보인 레퍼런스폰 5X는 온라인매장 구글스토어를 통해 국내 이용자도 구매할 수 있다. 색상은 카본(블랙), 쿼츠(화이트), 아이스(블루) 세 가지며 가격은 16기가바이트(GB) 50만9000원, 32GB 56만9000원이다. 오는 20일에는 국내 시장에도 공식 출시되며, 앞서 13일부터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예약 구매할 수 있다.
6P 색상은 알루미늄, 그래파이트 두 가지이며 가격은 32GB 모델이 67만원이다. 구글코리아측은 "6P는 국내에선 구글스토어를 통해 수주안에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