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내년에도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리스크로는 중국 경제둔화 우려가 지목됐다. 한국 경제에 최대 압박 요인임은 물론 중국 경제 경착륙시에는 기업들의 충격도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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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크리스 박 무디스 이사는 무디스-한국신용평가 공동주최 컨퍼런스에 앞서 가진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년에도 저유가 로 인한 낮은 원가 환경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이익 안정성을 지지할 것"이라며 중국 등 글로벌 경제 둔화가 부정적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자금조달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
그는 무디스기 분석하는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의 사업 경쟁력이 높고 상당한 재무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가장 큰 리스크로 중국 경착륙 우려를 지목하며 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정유, 화학, 유틸리티업종의 영업호조가 이어지고 철강과 유통업종은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무디스보다 더 광범위하게 국내 기업을 분석하는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 신용도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좀 더 어두운 전망을 제시했다.
문창호 한신평 이사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경우 투자가 극도로 약한 수준"이라며 "기존의 건설, 해운에서 조선, 철강, 에너지발전 사업으로 등급하향 우려가 확대되고 등급군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도 중국 경제 둔화 여파에 대해 경고했다. 국내 전통 제조업체들이 운용능력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는 중국 경제 수혜를 입으면서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중국 경제 수혜 부문의 경우 성장 둔화로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 예상되며 이에 따른 신용등급 리밸런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또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성장산업 중심으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 성장과 맞물려 국내 산업의 내수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와 연관이 깊은 정보기술(IT)과 인터넷, 헬스케어,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등급 재평가(rerating)가 일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신용도에 대해서도 무디스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한국에 대해 Aa3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스티븐 딕 무디스 수석부사장은 "선진 경제와 비교할 때 한국은 꽤 견조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세월호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지난 2년에 걸쳐 소비자심리지수가 둔화됐지만 어느정도 회복되고 있고, 한국 경제가 내수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다른 기관들보다 보수적인 2.5%로 보고 있지만 2017년에는 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문제도 신용도에 영향을 줄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딕 수석 부사장은 "한국의 가계부채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은 아니다"며 "유럽 국가들의 경우 가계부채율이 증가한 후 주택부문의 구조조정이 일어났는데 한국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주택시장을 활용한 정책을 적절하게 펼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점에도 신뢰를 표시했다.
금융사 분석을 담당하는 그램 노우드 무디스 이사 역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 때와 달리 한국의 경우 제1금융권이 안정돼 있고 제2금융권과의 연결고리가 굉장히 작다"며 "가계부채 비중이 높긴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담보대출 위주로 이뤄졌고 여신공여 주체가 주로 제 1금융권임을 감안할 때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은행권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향후 완충 자본에 대한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증권업종도 변동성이 큰 영업구조로 바뀌면서 사업기반이 탄탄한 대형 증권사에 유리한 경쟁 구도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