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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불똥 튄 IT주…대세상승 발목 잡히나

  • 2017.06.13(화) 10:57

단기과열에다 미국의 긴축 경계감 작용
업황 여전히 양호 vs 유동성 축소 우려

미국의 기술주들이 연이틀 주춤하면서 국내 증시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사상 최고치 랠리에 정보기술(IT)주들이 든든한 견인차 역할을 해온 만큼 얼마나 불똥이 튈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IT주들이 올해 들어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경계감이 맞물린 차익매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일정 부분 경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 나스닥 급락에 IT 강세 업은 국내 증시도 긴장 

 

밤사이 뉴욕 증시는 IT주들이 급락하며 나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그간 가파르게 올랐던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대표 IT주들이 맥을 못 췄다. 특히 지난 주말에 이어 약세가 지속하자 IT주 조정이 깊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지면서 그간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리 위험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전반의 매도가 촉발된 것을 고려하면 금리 변동성에 민감한 모멘텀 주식 중에서도 최근 상승 폭이 가장 가팔랐던 IT 업종이 차익실현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미국 증시의 대장주인 IT주 약세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전날(12일)과 달리 국내 증시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기존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낙관론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 축소나 IT 섹터의 계절성을 고려하면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도 맞서고 있다.

 

◇ 실적 모멘텀 이상무…내년까지 쭉~

 

일단 IT 업종의 실적 모멘텀은 유효하다. IT 업종의 위기라기보다는 최근 단기 과열에 더해 연준에 대한 경계감이 부른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D램 수요 강세와 함께 수급 안정화 기대도 높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IT 대형주의 최우선 순위는 여전히 반도체"라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규모 3D 낸드(NAND)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내년까지 활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올해 초까지 흐렸던 디스플레이 업황도 점차 개선되고 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수요도 꾸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가 IT 경기의 최대 성수기인 만큼 당분간 경기 측면에선 큰 리스크가 없다"며 "하반기 주도주는 여전히 반도체와 IT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IT 성수기가 끝나는 4분기나 돼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크(Tech) 성장주들을 지지하는 실적과 유동성 모멘텀이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며 "기존 상승 추세 전망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변동성 대비 조언도

 

다만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증시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에서 연내 만기증권 재투자를 종료하자는 의견이 강할 경우 IT주에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IT 비중이 높은 코스피에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침 한국은행도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상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IT주 부진은 연준의 정책 스탠스에 대한 경계심과 고밸류 성장주 조정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며 "금리 상승 대응 차원이라고 본다면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IT 섹터가 계절적으로 여름에 부진했다는 점도 조정 우려를 높이는 부분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IT 섹터는 계절적으로 6~9월에 수익률이 부진했다. 대개 연말 소비시즌에 소비가 늘어나면 이듬해 1~2분기에 IT 기업들이 재고를 늘리면서 5월까지 주가가 오르다가 5~8월 소비 부진과 함께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지표 전반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경기도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세 상승론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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