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금시장에 미니 금을 새롭게 상장한다. 소규모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에 부응하는 한편 금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조치다.
한국거래소는 27일 미니 금 100g 종목을 상장한다고 밝혔다. 정창희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소액 투자자들에게 국제 시세에 가까운 가격으로 미니 금에 투자하고, 실물을 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올해 금시장 성장세 주춤
실제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투자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반면 실물 거래는 여러모로 걸림돌이 많다. 가격 투명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금을 팔 때 수수료와 부가가치세가 붙어 시세 차익을 보기 어렵다. 은행권 골드뱅킹 역시 수수료와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낮은 수수료와 면세 혜택을 누리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주식처럼 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난 2014년 KRX금시장을 개설했다.
그동안 KRX금시장에선 1kg 종목만 거래가 이뤄졌다. 2014년 1kg 종목의 일평균 거래량은 5.5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3kg까지 늘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억4000만원에서 10억4000만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전년대비 거래량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5년 60.5%, 2016년 99.6%에서 올해는 26.9%로 떨어졌다. 거래대금 증가율 역시 2015년 60.3%, 2016년 120.8%에서 올해는 25.3%로 둔화했다.
◇ 100g 단위 인출도 가능
기존 KRX 금 시장의 인출 단위가 1kg로 비교적 고가다 보니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작은 단위의 금 종목을 상장해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금 시장의 거래 단위는 1g으로 모두 동일해 1g 단위로 5만원 내외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물 인출은 어려웠다. 기존 1kg 종목을 인출하려면 5000만원 정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에 100g 단위로도 인출이 가능해지면서 500만원 내외로 실물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정창희 본부장은 "KRX 금시장은 장내 매매 시 부가가치세와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가 면제돼 0.3%의 수수료만으로 저렴하게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며 "KRX에서 거래되는 금은 다른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으며 한국조폐공사 인증을 받은 순도 99.99% 금만 거래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