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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무역전쟁 발발하나…'노심초사' 증시

  • 2018.03.07(수) 11:24

[정치 불확실성 휩싸인 증시]
펀더멘털 견조하지만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확산 가능성 적어…대형 철강주 타격 제한적

국내 증시가 정치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국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이 10년여 만에 열리게 됐다. 중국 양회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장기집권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증시를 둘러싼 3가지 국내외 정치 변수를 차례대로 짚어본다.[편집자]

 

전 세계가 때아닌 무역전쟁 우려에 휩싸이며 증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이 걱정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의 행동이 자국내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것이어서 결국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지만 올해 들어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증시에는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연초 이후 통상압박 최고조

 

올해 들어 미국은 한국에 대해 통상 압박을 높이고 있다.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이어 철강 수입 제품에 대해서 25%의 관세 부과에 나섰다. 

 

특히 미국 정부가 모든 수입산 철강 제품에 관세 부여를 결정하면서 다른 국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내주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25%,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방국에 대한 예외 조항 적용 여부와 한국이 예외국가로 편성이 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트럼프는 상호호혜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상호호혜세란  미국산 제품에 외국 정부에서 매기는 세금만큼 미국 정부에서 외국산 제품에 수입세를 매기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무역 장벽을 높일 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과거의 무역전쟁이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하면서 글로벌 교역과 생산이 20% 위축됐고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 자국내 정치적 노림수인듯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올해 예정된 중간선거가 지목된다.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도 관세 폭탄을 들고 나왔는데 공교롭게 이번과 마찬가지로 미국 의회 중간선거가 실시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철강산업 보호와 러스트 벨트(미국 제조업의 호황을 구가했던 중심지였으나 제조업의 사양화 등으로 불황을 맞은 곳) 지역의 정치적 입지 강화 목적으로 2002년 3월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고 주가와 달러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세제개편안 통과와 경기 회복으로 국정지지도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중간선거 이전까지 미국 우선주의 강화를 통해 지지율 회복에 주력할 공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감세안 등을 감안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달러 약세에도 불구,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초과하면서 무역적자가 줄지 않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궁극적으로는 신흥국 시장 개방도를 높여 농산품과 에너지 수출 시장을 확보하고 지적재산권 및 기술 보호 강화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펀더멘털 견조…변동성은 주의


증시에서는 글로벌 경제 회복 등 펀더멘털이 견조한만큼 여파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호한 펀더멘털이 무역갈등에 따른 부작용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철강 수입 제한 시 미국 내 생산 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전망인데다 유럽연합(EU)이나 중국 등의 강한 반발은 물론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어 완화된 조치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역사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심화는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이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미국이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도 "무역제재 대상 품목이 미국 내 수입 비중인 낮은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미국 금리 급등 이후 투자 심리가 주춤한 데다 트럼프 발언에 일희일비하는 증시 흐름을 고려할 때 시장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킬 재료로 지목된다.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며 증시를 꾸준히 괴롭힐 가능성이다.


◇ 대형 철강주 영향 제한적

 

철강주의 경우 실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타격이 일부 불가피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관세 부과 시 국내 철강업체의 수출 감소분은 작년 대비 140만톤, 금액 기준 12억달러로 추정된다.


2016년에는 미국이 주요 고로사들의 판재류에 대해 특별관세를 부과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미국향 수출이 감소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특히 세아제강의 경우 미국향 강관 수출 비중이 30%에 육박하면서 매출 타격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미국향 철강재 수출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2017년 기준 철강제품 판매에서 미국향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POSCO 0.6%, 현대제철 4.7% 수준"이라 "대형 철강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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