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어디로 튈지 가늠이 어렵다. 그럼에도 투자방향은 잡아야 한다. PB(Private Banking)에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는 금융시장, 어떤 투자를 해야 하나? [편집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글로벌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등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1월 장중 2607.10까지 오르며 연중 3000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8일에는 연중 최저치인 2314.24까지 떨어졌다. 같은날 달러-원 환율은 8개월 만에 최고치인 1124.2원으로 마감했다.
이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향후 금융시장의 흐름과 자산관리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 전문가를 만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기자가 찾은 곳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CLUB1 PB센터. 이곳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자산가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VVIP 전용 PB센터다.
이 센터는 고객을 위해 도서관, 미팅장소, 음악감상실 등이 마련돼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뿐 아니라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등이 고객과 소통한다.
이곳을 총괄하는 자산관리 전문가 이재철 KEB하나은행 CLUB1 PB센터장(사진)을 만났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금융시장, 무역전쟁·미국 금리인상 부담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부터 질문했다.
이재철 센터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로 꼽혔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결돼 주식시장이 우상향 하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있었다"며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면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우리 금융시장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했다"며 "이는 국내 금융시장 등에 단기적인 파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있지만 한은이 급하게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이 미국과의 금리 차이 확대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 등 단순 경제 논리로만 기준금리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센터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긴 올리겠지만 가계부채가 부담이고 북한과의 관계가 호전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결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가 재역전 될때까지 올리진 않고 현재 미국과의 금리차이인 0.5% 수준을 맞추는 선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위기속 기회 있다..투자성향별 맞춤 전략 필요"
이 센터장은 금리상승, 무역전쟁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중요한건 타이밍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작은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며 타이밍을 잡으면 된다"며 꼼꼼한 자산관리 전략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감안하면 1년 내외에서 투자를 생각한다면 주식시장 관련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며 "주식 관련 상품은 바닥이나 무릎을 확인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으며 그간 많이 팔렸던 이머징마켓 주식이나 주식 일변도의 상품 가입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4차산업관련 상품과 선진국 채권과 주식 등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금융소비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게 투자를 해야한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금융소비자라면 '똘똘하고 알짜 물건'들이 기초자산인 부동산펀드를 추천한다"며 "6개월, 3개월짜리는 세금이슈도 해결되는 상품"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는 실제 주거용 부동산쪽으로 포커싱이 돼 있다. 오피스건물을 규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강남, 서초, 송파 부동산 관련 상품들은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립적인 성향의 금융소비자에게는 ELS(주가연계증권)와 ELT(주가연계신탁)를 추천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수익률과 리스크를 적정하게 통제해야 한다"며 "수익률만 좇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와 같은 격언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적절하다"며 "시기, 금액, 종목 등을 모두 분산하면서 가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투자성향의 금융소비자는 회전율이 높거나 만기가 짧은 상품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이 올해안에 금리를 두차례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은행도 어느정도 따라갈 수 밖에 없어 금리는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며 "예금과 채권 등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회전율이 높은 상품, 만기가 짧은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예전처럼 만기가 긴 상품을 노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대출 줄이고 고정금리로"
이 센터장은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해 대출을 줄일 것을 조언했다.
그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세금 이슈나 자금출처 제출 등의 이슈가 아니라면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등 대출을 줄여야 한다"며 "부득이하게 대출을 받아야 할 경우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보다는 금리가 낮긴 하지만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좋다. 지금과 같은 급변동 시기에는 편안하게 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대출이 있는데 상환이 곤란한 경우 변동금리 대출이라면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그는 다만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꼼꼼하게 살펴본 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