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실적 부진 여파로 신용등급이 불안했던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위험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등급 전망이 상향된 반면 손실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는 DB금융투자는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
◇ 한화투자증권 올 상반기 ELS 부담 몽땅 턴다
지난 2일 한국신용평가는 한화투자증권의 장기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한신평은 한화투자증권의 ELS 운용 위험이 완화된 것을 등급 전망 변경 이유로 꼽았다. 한때 2조원에 달했던 자체헤지 ELS 익스포저가 지난해 말 5000억원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2015년 중 발행한 자체 헤지 ELS 잔고는 대부분 상환된 상태로 남아있는 부분도 올 상반기 안에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신평은 지난해 들어 자기매매와 운용부문 실적도 개선돼 파생결합증권 운용 위험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IB)을 비롯해 리테일과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리테일 영업체계 재정비와 조직 개편 이후 수탁수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5년 말 1.8%에서 지난해 말 2.4%로, 자산관리수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6년 말 3.2%에서 작년 말 4.3%로 늘어나며 시장 지위를 회복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6년 1608억원의 연결 적자를 기록한 후 지난해 541억원을 벌어들이며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고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 DB금융투자, 빈번한 분기 순손실에 등급 하향세
반면, DB금융투자의 경우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월 말 DB금융투자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나이스신평도 A+에서 A로 등급을 하향했다. 한신평은 A+ 등급을 부여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상태다.
신평사들은 등급 하향 이유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우발채무 리스크 부담 확대를 들고 있다. DB금융투자는 2015년 보유 골프회원권과 사모사채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2016년에는 ELS 운용손실이, 작년에는 대우조선해양 기업어음(CP) 대손 인식에 이어 동부대우전자 지분인 유진DEC사모증권투자신탁에서도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한신평은 최근 8개 분기 중 3개 분기에서 분기 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자산운용 관련 손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SK·하이, 계열 지원 가능성 따라 전망 갈릴 예정
이밖에 SK증권의 경우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금융당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주주변경으로 유사 시 지원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어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돼 있다.
반대로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DGB금융지주에 인수된 후 계열지원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등급 상향 검토 대상에 올라있지만 두 곳 모두 금융위원회의 주식취득 승인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