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전반이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DB금융투자도 순익이 큰 폭으로 뛰며 오랜만에 배당에 나섰다. 3년 만의 주주환원이다.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한동안 부진이 거듭되다 실적에 숨통이 트이자마자 배당에 나선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보통주에 대해 주당 1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1억원으로 시가배당률은 2.5%다.
DB금융투자의 배당 실시는 지난 2015년 3월 이후 3년 만으로 당시와 배당금 규모는 동일하다. DB금융투자는 DB손해보험이 19.92%를 보유하고 있다. 김준기 DB그룹 회장도 5%로 주요주주로 있어 약 2억원의 배당을 손에 쥐게 된다.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도 0.04%(1만5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DB금융투자가 오랜만에 배당에 나선 데는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됐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54억원의 연결 순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38.4% 급증했다. 영업이익(224억원)도 128.3% 뛰었다. 지난해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DB금융투자도 업황 호조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를 누렸다. 파생상품 운용 손실이 줄어들고 자회사 실적이 좋아진 것도 한몫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실적이 크게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을 재개한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015년 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6년 흑자전환했지만 64억원 순익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순익이 늘긴 했지만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3% 감소했다.
실적이 제한되면서 배당금도 기존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013년 104억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2012년에는 207억원의 배당금을 풀어 당시보다 배당금 규모 자체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증권사 실적이 크게 뛰면서 배당 규모가 늘긴 했지만 최근 수년간 실적이 부진했던 증권사들의 경우 배당에 나서지 않으며 신중한 모습과도 대조적이란 평가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간 순익이 707억원으로 뛰었지만 2013년 이후 배당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 541억원의 순익 벌어들이며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배당을 재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