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년 전 현지 증권사를 인수, 유상증자로 자본 덩치를 키운데 이어 최근엔 지급보증 한도를 대폭 확대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베트남 현지법인(KB Securities Vietnam, 이하 KBSV)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급보증 금액을 최근 7300만달러(원화 831억원)로 늘렸다.
KB증권은 지난 2017년 11월 베트남 증권사 메리타임(MARITIME)의 지분 99.4%를 381억원에 사들이고 현지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출범 직후 1300만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선데 이어 약 2년만에 6000만달러(694억원)를 추가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방식으로 사업자금을 대고 있다.
KB증권은 작년 1월 KBSV 정식 출범 후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올해 1월 증자를 마친 KBSV의 자본금 규모는 930억원으로 현지 10위권 증권사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말 기준 KB증권의 KBSV 지분율은 기존 99.4%에서 99.7%로 확대됐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률이 높고 금융시장이 낙후돼 발전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무엇보다 베트남 정부의 안정적 경제운용 전략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의 경제 성장 및 젊은 신흥 중산층의 증가 등이 부각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08%로 전년 대비 0.26%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목표치(6.7%)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6.6%)를 웃도는 수치다.
KB증권은 KBSV를 통해 올해 1월 사이공 지점 개설까지 완료하면서 호찌민 지역 내 2개의 지점과 하노이 소재 2개 지점을 포함해 베트남에 총 4개 점포를 구축했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베트남 시장에 특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글로벌원마켓' 서비스의 거래 가능 국가로 베트남을 추가했다. 글로벌원마켓을 통하면 원화(KRW)→미국달러(USD)→베트남동(VND)을 거쳐야 하는 이중환전 비용 및 시간(1~2영업일) 소요 없이 베트남 주식을 원화로 곧바로 거래 할 수 있다.
KB증권은 베트남 시장 특화를 위한 중점 전략으로 상품 라인업 및 리서치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베트남 자회사 KBSV를 통해 발굴한 베트남 CD(양도성예금증서)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으며 베트남이 포함된 KOVIC(Korea, Vietnam, India, China 지역 분산투자) 펀드를 포함해 리서치센터의 하우스뷰를 바탕으로 한 유망 펀드도 추천·판매하고 있다.
KB증권은 향후 KBSV를 활용해 베트남의 유망채권(USD, VND)을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적립식 랩, 베트남 고배당 랩 등의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어 현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일리 시황 등 리서치 서비스도 추가할 방침이다.
이날 KB증권은 해외주식 원화거래 서비스인 '글로벌원마켓'(Global One Market) 거래 가능 국가에 베트남을 추가하기도 했다. 글로벌원마켓은 기존에 원화를 미국 달러로 환전한 후 다시 베트남 동으로 이중 환전하는 비용과 시간 없이 베트남 주식을 원화로 바로 거래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