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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이사 절반이 외부인, 거래소 또 인사 내홍

  • 2019.10.16(수) 16:06

15일 이사회서 상임이사 후임 2명 지정
민간기업 불구 낙하산 인사 의혹 되풀이

한국거래소가 두명의 상임이사 후임 선임을 놓고 내홍을 치르고 있다. 이사장이 지정한 두명의 후보자에 대해 노조측이 '부적격·낙하산'이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4년 전 공공기관 '딱지'를 떼고 민간기업으로 전환했음에도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관료 출신이 많고 후보 추천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6일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5일) 오후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정지원 이사장은 신임 유가증권시장본부장 후보로 임재준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파생상품시장본부장 후보로 조효제 전(前)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추천했다.

거래소는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서도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이사장 추천을 받아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할 수 있다.

현재 재직 중인 이은태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정창희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의 임기는 각각 지난 7월과 9월에 만료됐으나 후임자가 나오지 않아 자리를 유지해왔다.

임 상무는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파생상품시장 본부장보를 맡다 올해초 경영지원본부로 넘어와 전략기획과 정보·인덱스사업을 총괄해왔다.

임 상무가 유가증권본부장으로 임명되면 지난 2016년 물러난 김원대 전 본부장(전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이후 3년 만에 내부 출신 인사가 선임되는 것이다.

조 전 부원장보는 증권감독원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법무실 팀장과 증권감독국 팀장, 금융투자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선임됐다. 올해 초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 부원장보에서 물러났다.

앞서 거래소 노조는 이 두명의 후보자에 대해 반대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조 전 부원장보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으로 '정실보은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조 전 부원장보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하자마자 금감원에서 사실상 해임되었지만 부원장보 보다 한 단계 높은 거래소 상임이사로 추천된 배경은 최종구의 뒷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 상무에 대해 "2017~2018년 파생상품시장 본부장보로서 시장관리 실패 책임이 있다"라며 "거래소 경영진의 시장운영과 경영 실패 책임을 은폐하기 위한 '방탄보은' 인사"라고 비난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코스닥위원회·코스닥증권시장 4개 기관이 통합해 2005년 1월 출범한 곳이다.

지난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되었으며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 주식회사이지만 인사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주요 요직에 정권 주변 인물 및 관료 출신이 선임되기 때문이다.

정관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사장을 포함한 총 7명의 상임이사와 8명의 사외이사 총 15명으로 구성한다.

현재 7명의 상임이사 가운데 채남기 경영지원본부장과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장 및 임기가 끝난 정창희 본부장 3명이 내부자 출신이다. 절반 이상이 외부인으로 꾸려진 것이다. 거래소의 관리감독 기관인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도 상임이사에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8명의 사외이사를 감안하면 이사회에서 외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80%에 달한다. 사외이사는 5명의 공익대표와 3명의 금융투자 업계대표로 구성하고 있는데 공익대표 가운데 전 국회의원과 관료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다. 

그나마 상임이사는 내부 출신이 더러 나오지만 이사장은 공모 때마다 관행처럼 낙하산 의혹이 되풀이 되어 왔다. 통합거래소 출범 당시에는 이영탁 초대 이사장을 뽑는 과정에서 외압설 등 논란이 일면서 후보자 전원 사퇴 후 재공모하는 파동을 겪기도 했다.

한편 거래소 노조원들은 전날 오후 이사회가 진행된 서울사옥 19층에서 인사를 반대하는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복도를 지키며 인사안을 거부했다. 아울러 거래소 신관 로비에서도 현수막을 내걸며 인사 개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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