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올 들어 두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올해 두차례 총 투입 금액은 11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전체 투입액에 비해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이긴 하나 적지 않은 주식이 임직원과 '오너' 경영인 원종석 대표이사에게 쥐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전날(16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과 임직원 성과 보상 차원에서 54억원을 들여 보통주 5만주·우선주 5만주를 각각 취득키로 결의했다. 지난 6월에 55억원규모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이후 넉달 만이다. 올 들어 총 11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2001년부터 거의 매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2003년과 2006년에는 한해 동안 네차례에 걸쳐 매입 결정을 하기도 했다. 우선주와 보통주를 고르게 사들였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뜸했으나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입 금액은 매번 다르지만 지난해에는 5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각각 108억원과 106억원, 총 214억원을 들이기도 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 차원 뿐만 아니라 임직원 성과 보상 목적으로 이뤄졌다. 2016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신요환 현 대표는 이듬해부터 올 초까지 세차례에 걸쳐 총 2575주(보통주)의 보너스를 챙겼다.
상당 부분은 신영증권 오너가 2세인 원 부회장에게 흘러간다. 신영증권은 지난 3월에 보통주 5227주, 시세로 약 3억원치의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 차원에서 처분했는데 원 부회장 몫이 절반 이상(3786주)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6103주, 약 3억원어치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쥐워졌는데 원 부회장이 거의 대부분인 5316주를 가져갔다.
원 부회장은 최근 5년간 여섯차례에 걸쳐 총 2만여주의 보통주를 수령했다. 이와 더불어 장내에서 진공청소기가 흡입하듯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10차례에 걸쳐 보통주·우선주를 매입했다. 현 보통주 지분 가치는 전일 종가(5만5700원) 기준으로 455억원. 지분율은 8.71%로 부친인 원국희 회장(16.23%)에 이어 2대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