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의 오너가 2세인 원종석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의 자녀들도 모처럼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신영증권 주가가 주춤하자 적절한 매입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원 부회장은 지난달 한달간 장내에서 10차례에 걸쳐 보통주 1만1200주와 우선주 8428주를 사들였다.
이 기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11억원으로 원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6.59%에서 6.71%(보통주 8.59%, 우선주 4.2%)로 확대됐다.
원 부회장은 올해초 자사주상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주식 매입에 나섰으며 8월 들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달 8일부터 21일까지 광복절과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흡입하다시피 했다.
매입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은 최근 주가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영증권 주가는 지난 7월말부터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7월 말 장중 한때 6만원대였던 주가가 8월 들어 5만원대로 떨어지자 적절한 매입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영증권 주가가 다소 밀리던 시기에도 본격적으로 매입한 바 있다.
현재 원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우선주 155억원(이하 8월30일 종가 기준)과 보통주 455억원, 총 610억원 규모다.
원 부회장의 자녀이자 오너가 3세인 재연, 정연 씨도 모처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정연 씨는 지난달 26일 우선주 110주를 사들였다. 6월에 이어 올 들어 두번째 매입이다. 재연 씨도 6월에 우선주 177주를 사면서 올 들어 첫번째 테이프를 끊었다.
이들 남매의 지분은 각각 0.02% 정도로 미미하다. 재연 씨의 지분 가치는 총 1억6000만원, 정연 씨는 총 2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들은 2011년 3월에 나란히 주식 매입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부친인 원 부회장과 같이 우선주와 보통주를 고르게 사들이는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맏딸인 정연 씨의 손이 커지고 있다. 올 들어 단 두차례 사들인 우선주(1656주)가 그동안 매입한 규모(2634주)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1956년 설립한 신영증권은 1971년 지금의 원국희 회장이 인수한 이래 무려 48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원 회장은 2017년 임기 만료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나 회사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원 회장은 6월말 기준 최대주주(보통주 기준 16.23%)이기도 하다.
원종석 부회장은 부친에 이어 2대 주주다. 원 부회장은 지난 2005년 대표이사직에 처음 오른 이후 네차례 연임하면서 현재까지 14년 동안 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