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주식시장인 한국 장외거래시장(K-OTC) 대장주 비보존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에 실패하면서 연일 하락세다.
회사 측이 후속 임상 3상 계획을 확정하고 연내 결말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정규시장으로의 상장 계획도 변함없다는 입장이지만 좀처럼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 한달 만에 3배 '급등' 후 '반토막'
1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 시장에서 이날 오후 3시 비보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50원(4.21%) 하락한 3만700원에 거래 중이다.
비보존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임상 성공 기대감에 급등세를 기록하며 11월26일 최고가인 8만2000원을 찍으며 한달 만에 무려 3배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외 시장에서 비보존의 관심이 확대되며 거래량이 치솟으면서 전체 시장 거래량 증가에도 기여했다. 비보존 한 종목의 거래량이 K-OTC 전체 거래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기대감도 잠시, 지난 24일 비보존이 "복부 성형술 임상 3a상 결과가 1차 지표인 12시간 통증면적합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이틀 만에 반 토막이 났다.
◇ 연내 3상 성공·IPO 진행 여부가 핵심
비보존은 2008년 설립된 통증 및 중추신경계 질환 전문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이다. 자체 구축한 다중-타깃 신약 개발 원천기술을 통해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을 발굴해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비보존이 개발하고 있는 '오피란제린(VVZ-149)' 주사제는 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약물로 시장의 기대를 받아왔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미국 정부가 규제에 나섰지만 마땅한 비마약성 진통제가 없는 실정"이라며 "만약 오피란제린이 승인될 경우 미국 내 수술 건수의 10%만 적용해도 연 매출 1조원이 가능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회사는 새로운 임상 3b상에서 일차 지표의 유의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디자인으로 설계를 변경해 다시 착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장외시장에서 비보존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정규 시장에서의 바이오 쇼크가 장외시장에서도 재현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비보존은 지난 13일 공식 입장을 통해 오피란제린의 자체 효능에는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두현 비보존 대표는 "임상 3a상에서 일차 지표였던 12시간 통증면적합의 통계적 유의성은 달성하지 못했으나 이차 지표인 오피오이드 소모량에서는 모든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해 오피란제린의 뛰어난 효능을 재차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임상 3상에서 미흡한 임상 설계로 좋은 결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며 "올해 말까지 엄지 건막류 및 복부 성형술 임상 3상 진행에 박차를 가해 2020년을 무한한 기회의 해로 만들 것"이라고 뜻을 전했다.
회사 측은 임상을 다시 진행하는 동시에 정규시장으로의 기업공개(IPO) 계획도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비보존은 "지난달 신한금융투자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최적의 상장 방식과 시기를 조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