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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차이나워치]③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 2020.02.07(금) 14:29

신종 코로나 사태, 사스 때보다 위협적
글로벌 공급망에 위기, 韓 자동차 타격
잠잠한 홍콩 시위, 반중국 정서에 기름

쥐의 해인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이하는 중국의 표정이 밝지 않다. 우한(武漢)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으로 맹렬하게 번지고 있어서다.

쥐는 십이지(十二支)의 첫 번째에 해당하는 동물로 동양에서 재물·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쥐의 기운을 받는 경자년에는 모처럼 중국의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때마침 새해 벽두부터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타결되며 분위기를 한층 달군 터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전염병 악재가 튀어나왔다. 엉뚱하게도 주범은 '박쥐'다. 박쥐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는 변이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현재로선 뚜렷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공포심을 동반한 전염병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해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정부 당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홍콩 내에서 반중 정서는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어디에서 뭐가 터질지 모르는 돌발성 악재야말로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 사스 때보다 심각, 중국 경제 타격 예고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해 폐렴이 확산하는 속도는 과거 사스 때보다 현격히 빠르다. 사스는 최초 발생 이후 약 19주에 들어선 시점부터 감염자가 급격히 확대되는 반면 신종 코로나는 불과 5주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및 확진자 수는 사스 때의 수치를 넘어섰다. 춘절(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지난 2일 기준으로 사망자는 361명, 감염자는 1만7205명에 달했다. 지난 2003년 사스 당시 9개월 동안 349명이 사망하고 532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

전염병의 확산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태가 언제 종결될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추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만 최소한 올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외신 보도를 인용, 최악의 시나리오로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최대 4%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제 연휴 연장으로 인한 기업 조업 단축 효과와 후베이성 출입 통제 효과, 중국 전역의 관광과 교통·음식 등 소비 충격으로 이 같은 타격이 예상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전년보다 올해 중국의 소비시장이 10% 감소할 경우 중국 경제 성장률이 1.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수 있으며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사스 때와 달리 지금의 중국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이 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거둔 만큼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 글로벌 공급망 흔들, 세계 경제 여파

주목할 점은 중국 경제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으며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가 잠재적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세계 GDP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사스 사태 때인 2003년 4.3%에서 2018년 15.8%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세계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도 같은 기간 7.2%에서 13.6%로 두배나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전체 수출의 25%가 대중국향일 정도로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이 적지 않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어 중국 내 기업들의 조업 중단이 늘어지면 1차적으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겠지만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교역이나 제조업 경기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에서 각종 소비재나 중간재 생산이 감소하면 그 제품이 품귀하거나 이를 이용한 다른 제품의 생산이 중단될 수 있어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중국산 자동차 부품 가운데 하나인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용 배선뭉치)의 재고 부족으로 현대차와 쌍용차가 전국 공장의 휴업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조만간 공장을 닫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생산하는 부품 공급이 중단, 국내 자동차들의 생산라인의 멈춰서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가 야기한 사태는 단순히 전염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KB증권은 공급망 중단에 따른 수출 타격 뿐만 아니라 관광업을 비롯한 내수 서비스업 위축과 간접적으로 투자 및 고용 등의 위축까지 몰고 올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가 오는 4~5월 내 진정된다면 경제적 피해는 상반기에 집중되고 경기 회복세는 하반기 이후에나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 홍콩, 반중 정서 심화로 시위 '기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잠잠해졌으나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것도 중국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최근 홍콩 의료계는 신종 코로나 전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접경 지역의 전면 봉쇄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홍콩 시내 곳곳에서는 '접경 봉쇄'를 주장하면서 사제폭탄을 터트리거나 경찰서에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노골적인 반중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과거 사스 사태 때의 악몽이 남아 있는데다 장기간 지속된 홍콩 시위 과정에서 반중 감정이 심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콩에선 지난 2002년말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가 곧바로 확산하면서 무려 299명이 사망하는 등 중국 본토 외 최대 피해자가 발생했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반중 정서가 심해지면서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고 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를 '신형 테러범'으로 지정하고 인민군의 무력진압 가능성을 높여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부각된 바 있다.

신종 코로나의 확산과 홍콩 반정부 시위 등 예측하기 어려워 대비하기 어려운 돌발성 악재가 중국 경제를 겹겹히 싸고 있는 형국이다.

비즈니스워치는 오는 26일 '2020 차이나워치 포럼'을 개최한다. 미중간 전략적 경쟁 시대를 걷고 있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현재 실상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다.

2014년부터 시작해 일곱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미중 관계와 중국 분야의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미중간 갈등 구도와 진화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미국 경제전쟁 시대의 의미와 도전'에 대해 강연한다. 무역갈등부터 기술전쟁까지 G2 패권 싸움의 본질을 짚고 향후 전망과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이어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이 '바오우 시대 중국의 현주소'를 심층 분석한다. 성장률 5%대로 접어든 중국 경제 현황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의 실체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 팀장은 '중국 신경제 육성과 투자지형의 변화'를 이야기 한다. 중국의 내수 활성화와 첨단산업 중심의 신산업 육성에 따른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전용욱 삼일회계법인 파트너가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주제로 강연한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기업들이 기억해둬야 할 생생한 현장 노하우를 전달한다.

네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진다. 첫 번째 연사인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 토론 진행을 맡았다.

'2020 차이나워치 포럼'은 오는 26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후원한다.

▲ 일시 : 2020년 2월26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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