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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불확실성 높아진 중국경제…현지 국내 은행 대응은?

  • 2020.02.21(금) 14:05

임영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법인장 인터뷰
철저한 현지화·ICT플랫폼 제휴확대 외자 은행 톱10 목표
금리인하 유도 수익성 부담.."코로나 이후 강한 부양책 전망"

국내 은행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글로벌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곳은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 30세 미만이 절반을 차지하는 인구구조, 금융업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신남방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 이전 국내 은행들이 가장 공을 들인 지역은 중국이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 크고 국내기업 진출이 활발해 금융사들도 공을 들여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하나은행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1992년 사무소 설치를 통해 국내은행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외환은행중국유한공사와 2007년 설립한 하나은행 현지법인이 2015년 통합한 곳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하나은행 글로벌 순익의 6분의 1을 책임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홍콩 민주화시위에 이어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이끌고 있는 임영호 법인장(사진)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경쟁력과 중국 금융시장에 대해 점검했다.

-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중국 진출 국내 은행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경쟁력이 무엇인가

▲ 중국하나은행은 법인설립 이후 중국 내 다른 한국계 법인은행과 달리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직원‧고객의 현지화는 물론 경영의 현지화에 공을 들였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본격적인 현지화 영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중국시장이 매우 큰데다 중국정부가 경기둔화 방어를 위해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거대한 중국계은행들과 안정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상당 규모의 자기자본 확충 등이 요구되는 상황인데, 다른 한국계 은행에 비해 자기자본 규모가 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중국 진출 국내 은행뿐만 아니라 중국 은행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에 대한 전략은

▲ 중국 현지은행 대비 가지고 있는 강점과 경쟁력은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한 풍부한 해외네트워크 간의 긴밀한 협업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모행(하나은행)이 축적한 리스크 관리, 기업‧개인‧PB영업 등을 중국내 접목해 실현할 수 있었다. 중국계 은행에 비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토대로 고객의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해 시장선점이 용이하고 고객만족과 감동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영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상황과 현지 고객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현지화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이라는 매우 전략적이고 큰 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양 국가간 협력 강화, 각종 중국정부의 정책 실현이라는 기틀 위에서 중국감독당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더욱 정교하게 심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현지화 추진 기반 위에서 변화의 변곡점을 잘 읽고 경영 측면에서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한해로 생각한다. 따라서 하나금융지주가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는 해외네트워크 간 다양한 상호 협력과 시너지 창출을 통한 연계영업 실적을 획기적으로 증대하고 중국 또는 한국계 은행이 실행하지 못하는 핵심 강점상품 개발 제공을 통한 혁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 내 비금융회사의 온라인금융서비스 확대로 은행들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뱅킹서비스와 핀테크 비즈니스 연계플랫폼 구축 등 고객확대 기반을 만들어 이익창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본격적인 현지화를 통해 중국 내 외자법인 은행 중 TOP 10에 진입해 대표적인 외자은행이 됨과 동시에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하고자 한다.

- 실제로 온라인금융서비스 즉 핀테크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 하다. 특히 중국은 핀테크 발전 속도가 빠르다. 중국의 핀테크 시장 환경을 어떻게 평가하나

▲ 중국의 핀테크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정부의 개방적인 '규제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등 다른 어떤 요인보다 핀테크 성공의 열쇠는 '금융서비스 편의성 향상'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각종 '규제'라는 법적·제도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이에 대한 정부 접근 방식히 상당히 열려있다. 예를 들면 새로운 서비스기술 도입과 제도 시행 시 사전규제가 아닌 사휴규제 즉 선시행-후보완, 포지티브가 아닌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한다.

실제 B.A.J.T(바이두, 알리바바, 진동, 탄센트) 등 중국 주요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은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과 기존 주력사업을 기반으로 중국 핀테크 금융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부족한 금융서비스 수요를 충족해 왔다. 이들은 현재 모바일결제 표준화 주도, 소액대출, 보험 등 13억이 넘는 풍부한 소비시장을 대상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우리 법인 역시 세계 1위 핀테크기업인 '앤트파이낸셜'과 제휴 상품을 출시한지 불과 8개월 만에 잔액기준 10억위안(약 1700억원), 누적 실행 27억위안(4600억원)을 달성했다. 앞으로 ICT 플랫폼과의 제휴 확대 등 다양한 디지털 상품 출시를 통해 부족한 네트워크 극복, 외자은행으로서 리테일시장 지배력을 높여갈 예정이다.

-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1차 합의를 거쳐 일단락 되는 모습이긴 하지만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는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에게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도달한 것은 양측이 한발씩 양보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단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의 최대 쟁점이 될 2단계 협상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양 국가간협상이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무역분쟁 고조로 인해 중국 진출 기업과 금융사에게는 중국 수출, 경상수지 악화로 인한 중국 성장 둔화 가속화와 주식, 외환, 부동산 등 중국 자산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위완화 환율 변동, 외환자금 유출, 금융시장 개혁 후속조치 실행 등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라고 생각된다.

중국은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 바오류(保六‧경제성장률 연 6% 달성) 유지를 포기하고 투자, 소비, 물가 등 경제지표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탈 중국 흐름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 진출 기업의 경영악화와 탈중국화는 중국 진출 금융사에게도 자산건전성 동반 악화와 거래실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마찰에 따른 통화팽창과 저금리 정책 지속의 일환으로 시장 유동성 공급을 증대하고 있으며 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도입하는 등 금리인하를 유도하고 있어 수익성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전방위적인 확산우려는 한풀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 당국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은 경제를 하루빨리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급해 보이긴 하나, 중국 경기가 2분기 V자 모양의 급반등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확실한 것은 중국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종료되면 지금까지의 부양책보다 강력하면서도 진정한 경기부양책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앞서 2003년 사스 사태를 보면 2003년 2분기 충격 발생 이후 3분기 경제성장률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 중국경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순연한 소비와 투자 역시 신속하게 풀리며 중국경제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여러나라 가운데 중국을 포함한 소수의 나라만이 충분한 정책여력을 가지고 있다. 인민은행 역시 이번 사태로 인한 중국경제의 영향을 분석‧평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방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바이러스 발병 후 중국 진출 외자은행 중 가장 신속하고 한국계 은행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인 300만위안(5억원) 가량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가 중국정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금융질서 안정에 적극 앞장서는 은행으로 인식되는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각종 언론과 중국감독당국 대외홍보 채널 등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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