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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차이나워치]⑤소비대국의 굴기, 금맥을 캐라

  • 2020.02.20(목) 08:38

소비, 中 경제 주요 성장 동력…모바일 시장 급팽창
소비재 수입 확대…농심 등 소비재 기업 마케팅 강화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내 여러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 한쪽에서는 축포가 터졌다. 지난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광군제에서 일부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해당 기업들은 일제히 기록을 쏟아냈다. 농심은 광군제 하루 동안에만 온라인에서 약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이랜드의 경우 이날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500억원가량의 매출이 일어났다. 화장품 업체인 애경산업의 경우 광군제 시작 50분 만에 전년 광군제 판매액을 뛰어넘는 진기록을 세웠다. LG생활건강 역시 전년보다 187% 신장한 매출을 올렸다.

이들이 이처럼 기록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공통적 배경으로는 중국 소비 시장의 변화에 맞춰 진행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꼽힌다. 왕홍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거나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등의 노력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모바일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한 게 통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이 중국 왕홍을 초청해 자사의 주요 제품을 알리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 중국도 모바일 시대…기회가 온다

광군제는 중국의 연중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다. 이 행사에서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11일 하루 동안 44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2위 징둥 역시 34조원가량의 매출로 기록을 세웠다.

이는 중국 소비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온라인, 특히 모바일 소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그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현지 오프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았던 국내 소비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시장은 지난 2018년 5조 7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3.7% 증가한 수치다. 전체 온라인 소비시장에서 모바일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 온라인 소비의 절반 이상(63.8%)이 모바일 소비로 나타났다. 모바일 사용자 규모는 2018년 기준 8억 1700만 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6433만 명이 늘었다.

여기에 더해 1인 가구 증가와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서비스) 시장 확대, 왕홍 등을 필두로 한 소셜 이커머스의 성장 등이 중국 소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모바일 사용자 확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 '게으른 사람'이 뜬다…O2O와 찰떡궁합

중국 내 1인 가구의 증가와 O2O 시장 확대, 소셜 이커머스의 성장 등을 아우르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란런 경제'다. 란런은 '게으른 사람'이라는 표현으로 바쁜 일상으로 가사 노동 시간을 단축하려 배달음식 등 상품과 서비스를 즐겨 찾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자택 방문형  서비스와 음식 배달 서비스, 온라인 쇼핑 등이 꼽힌다.

란런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O2O 서비스는 바로 음식 배달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상반기 중국의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1250억위안을 넘어섰다. 연간으로는 243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란런들이 즐기는 온라인 쇼핑의 경우 지난 2018년 상반기 사용자 수가 5억 6892만 명으로 2017년 말 대비 3560만명 증가했다.

오프라인 점포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바로 신선식품 전문 마트인 허마셴성이다. 허마셴성은 반경 3km 이내 배송지까지 1일 1회 무료배송을 해주고 결제 후 30분 단위로 배송시간을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중국의 신유통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허세권(허마가 배달 가능한 3km 범위 내 지역)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중국 허마셴성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국내 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전략을 짜고 있다. 예를 들어 농심의 경우 허마셴성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시식 행사를 1000회 이상 진행하는 등 집중 공략하고 있다. 조인현 농심 중국 사업 부문장은 "허마셴성은 중국 온·오프라인 연계의 선두주자로 알려졌다"라며 "허마셴성을 필두로 온라인 매출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쇼핑 확대로 인해 배송·배달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중국의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처리된 택배는 507억 건을 기록했다. 지난 1988년 153만건에서 20년 동안 매년 평균 41.5%의 속도로 성장한 결과다. 한국의 2018년 연간 물동량이 25억 5000만 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성장 추세는 국내 택배 기업에도 기회가 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대표적인 사례다. CJ대한통운은 중국을 가장 중요한 해외 진출 국가로 정하고 지난 2013년 CJ스마트카고, 2015년 CJ로킨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또 2016년에는 세계 3대 가전 기업인 중국 TCL그룹과 물류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해 전기전자 물류시장에 진입했다. 이를 통해 CJ대한통운은 중국계약물류 50대 기업 랭킹에서 종합 8위에 오르기도 했다.

◇ 소비재 수입 확대 추세…모바일 마케팅 필수

중국 내에서는 소비 시장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GDP 성장에 대한 소비의 기여율은 7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비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공헌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매업 종사자는 전년대비 4.3% 증가했고, 소매업 세금 수입은 전년대비 11.6% 늘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유통 기업들이 점차 소비재 수입에 대한 마음을 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중국 상무부가 내놓은 '수입 소비재에 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향후 소비재 수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미미한 수치이긴 하지만 전년 동기보다 2.5% 포인트 오른 수치이니만큼 점차 수입 의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좋아지는 추세다. 같은 조사에서 중국 소비자 중 79.6%가 수입 소비재를 구입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4.1%가 향후 반년 내 수입 소비재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가 중국 업체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7%가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중국 제품보다 높다고 답했다. 특히 품질과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 바이어들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온라인 마케팅 능력이 빠르게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응답자의 17%(복수 응답)가 한국 제품의 온라인 마케팅 분야 경쟁력이 2~3년 전보다 강화했다고 답했다.

박승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부분의 온라인 소비는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므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상품 소개 및 설명, 홍보 영상, SNS 연동, 관련 프로모션 등은 필수"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른바 란런 경제의 핵심 요소도 결국 모바일을 통한 소비"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수출 소비재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박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중 소비재 수출은 화장품 등 일부 품목에 다소 집중됐다"라며 "화장품 외에 영·유아용품, 식품 등의 소비시장이 향후 유망할 것으로 조사된 만큼 관련 기업들의 수출 확대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오는 26일 '2020 차이나워치 포럼'을 개최한다. 미중간 전략적 경쟁 시대를 걷고 있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현재 실상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다.

2014년부터 시작해 일곱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미중 관계와 중국 분야의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미중간 갈등 구도와 진화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미국 경제전쟁 시대의 의미와 도전'에 대해 강연한다. 무역갈등부터 기술전쟁까지 G2 패권 싸움의 본질을 짚고 향후 전망과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이어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이 '바오우 시대 중국의 현주소'를 심층 분석한다. 성장률 5%대로 접어든 중국 경제 현황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의 실체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 팀장은 '중국 신경제 육성과 투자지형의 변화'를 이야기 한다. 중국의 내수 활성화와 첨단산업 중심의 신산업 육성에 따른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전용욱 삼일회계법인 파트너가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주제로 강연한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기업들이 기억해둬야 할 생생한 현장 노하우를 전달한다.

네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진다. 첫 번째 연사인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 토론 진행을 맡았다.

'2020 차이나워치 포럼'은 오는 26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후원한다.

▲ 일시 : 2020년 2월26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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